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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고비들

주광 목사............... 조회 수 2444 추천 수 0 2011.02.27 09:41:58
.........
오늘까지 살면서 죽을 고비를 세번 넘겼다.
죽는다는 것은 세상적으로 가장 비극이고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앙적으로는 귀한 계기가 되고 신앙의 마디가 된다.
신앙적으로는 인생의 생사화복, 빈부귀천, 흥망성쇠의
모든 것이 유익이 된다.

첫번째 죽을 고비는 폐병이다.
결혼하고 신혼의 꿈에 빠졌을 때에 너무 기침을 깊이 하여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폐결핵이라고 한다.
집사람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들어 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
살려고 하루에 세번씩 약을 한주먹씩 먹었다.
오래 약을 먹다 보니 약만 보면 아주 지겨워진다.
그래 “죽으면 죽으리이다”는 생각으로
약봉지를 휴지통에 집어 던지고
오산리 기도원에 가서 열흘 금식기도를 하고
고침을 받는 은혜를 받았다.

두번째 죽을 고비는 교통사고다.
교회학교 교사로 여주에 여름 수련회를 마치고 오는 중
버스가 전복되어 쇠골이 부러졌다. 아이고 하는 순간 전복됐다.
쓰러진 가운데 손을 움직여보니 움직여진다.
그래서“아 살았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이 드는데 도저히
움직이지 못하겠다. 어깨 뼈가 부러져 꼼짝 못하니
버스 앞 유리창을 깨고 부축을 받아 여주의 병원에 가서
응급조치를 했다.

병원까지 부축을 받아 가는 동안 아프기는 너무 아프지만
그래도 입에서는“하나님 감사합니다”가 연신 나왔다.
아마 그때까지 살면서“하나님 감사합니다”한 것보다
더 많은 감사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건강할 땐 감사가 안나오고 아파야 감사하는 존재다.
갈현동 일신병원으로 옮겨져 기브스하고 8월 내내 입원했다.
입원 중에 성경을 한번 반 읽었다. 몸이 건강할 때는 뭐가
바빴는지 성경을 못읽었는데 꼼짝 못하게 되니 병원에서
성경을 읽는 중 은혜를 참 많이 받았다.

세번째 죽을 고비는 간경화다.
99년 9월 17일 코피가 줄줄 흘려 도무지 지혈이 안되어
강북삼성병원에 가서 가까스로 지혈을 했다.
코속의 정맥이 터져 피가 수돗물처럼 나오는 것이다.
집사람이 몇일동안 코피를 흘린 시간을 계산하니
17시간이 된다고 한다.
이거 보통일이 아니구나 하고 검사를 받고 의사를 만나보니
간경화라고 하면서 이것 저것을 물어 보고서는
이런 상태로 목회를 계속하면 죽으니 그만 두라고 한다.
그 해 가을은 죽을 준비만 하고 보냈다.
죽을 준비를 하니 맘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놓게 되었다.
근심 걱정, 성공 실패의 모든 것을 놓으니 살려 주셨다.
참으로 살고자 발버둥을 치면 죽게 되고
죽고자 하면 사는 역리의 진리를 경험한 것이다.

(200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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