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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름을 검색해 보니, 제가 탔던 배 사진 하나가 나오네요^^
【용포리일기 237】모르면 말해도 소용없다
제가 해사고 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가진 직업이 '선원'이었습니다.(당연하쥐∼해사고니까) 21만톤급 유조선 2척을 약 3년간 탔는데 당시로서는 사람들이 배의 크기를 상상하지 못하는 엄청난 크기의 배였었습니다.
21만톤이 얼마나 크냐 하면 교인들을 실어 나르는 봉고차가 보통 2톤인데, 10만대 무게가 20만톤 입니다. 봉고 차 10만대????
잠실체육관 두 개를 붙여놓은 크기, 서울역 앞에 있는 대우빌딩을 눞여서 세 개를 늘어놓은 크기... 어떻게 설명을 해도 이해가 안되어 사람들이 눈만 깜빡거림. 그래서 마지막에 하는 말은 "배의 길이가 327미터야. 폭이 50미터니 한 바퀴 돌면 1키로미터이지"
아마도 배의 크기를 장황하게 설명했던 이유는, 선원이라 하면 사람들이 꼭 참치잡이 원양어선 선원을 생각해요 김빠지게. 어선과 상선은 집으로 비교하면 초가집과 빌딩 정도의 차이가 나는데, 그래서 나는 어선 선원이 아니라 이렇게 엄청나게 큰 상선 선원이었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르면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습니다. 배면 다 배요, 선원이면 그냥 다 선원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차라리 입을 다물고 살았죠.
그런데 오늘 캐나다에서 선원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하는 선교사님이 오셔서 예배시간에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식사시간에 "아, 제가 전에 선원이었습니다. 호어쩌구 저쩌구 회사에 다녔읍죠" 그랬더니 대번에 "공부를 제법 했나봐요. 거기 들어가기 쉽지 않은데" 하고 대답하십니다.^^ (공부는 제법 못했어요)
선원선교를 하시는 분이라 설명 안 해도 그냥 아는 것이었습니다. 모르면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지만, 알면 그냥 회사 이름만 듣고도 척 압니다.
천국도 마찬가지이지요. 모르는 사람에겐 아무리 설명을 해도 입만 아프지만, 아는 사람에겐 그냥 한 마디만 해도 척이면 착이지요! 아세요? 2007.5.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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