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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254】내 핸드폰 안녕
핸드폰이 망가져서 버렸습니다. 아내가 2년 동안 쓰다가 새 핸드폰 사면서 헌 핸드폰을 줄에 꿰어 제 목에 걸어줬습니다. 어디 한번 나가면 행방불명이 되어버리는 남편을 찾기 위한 감시 목걸이였는데,
"당신한테 뭘 기대하겠어. 전화하라고 걸어준 게 아니고 내가 전화를 하려고 걸어준 거에요"
그렇게 5년을 사용했는데, 어느 날 보니, 흑백 액정이 칼라로 변해서 해바라기꽃 한 송이가 떡허니 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자세히 봤더니 전기합선이 일어나 액정이 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액정만 잘 안보일 뿐 전화는 제대로 작동하였습니다. 뭐, 답답하기는 하지만 한 몇 년 더 써도 되겠네. 했는데, 평소에 하루에 한 통도 안 오던 문자메시지가 계속 삐삐삐삐... 머야, 이거... 무슨 문자야? 확인할 수가 없으니 더 궁금하네.. 아웅... 궁금해 무슨 문자일까?
며칠만에 결국 아내의 핸드폰을 새것으로 바꿔주고, 아내가 쓰던 헌 핸드폰을 물려받아서 제 전화번호를 이전하였습니다. (아내의 헌 핸드폰은 너무 깜찍하고 이쁩니다. 좋아. 여성용이지만, 아내의 체취가 듬뿍 배인 핸드폰이라서 무조건... 더 좋아 좋아... 흑흑 ) 망가진 핸드폰은 망치로 써야겠습니다. 2007.5.3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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