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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전역에서 00:40분 무궁화 열차를 타면 구례구역에 3:23분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경기도 어디에선가 사고가 나서 열차가 계속 연착한다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한시간 정도 기다리면 되는데 덕분에 두시간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서대전역에 도착한 얼마 후에 선그라스를 끼고 멋진 머플러를 하고 수염이 듬성듬성 난 어떤 사람이 커다란 배낭을 의자에 텅!!!!! 내려놓는 것이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지리산 종주를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지리산 가세요?"
"넷! 그런데 기차가 연착이라네..." 어쩌고저쩌고 하다가 그분과 친해져서 커피도 빼주고 화장실 가는데 가방도 봐주고 아는 척 - 그분은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대원사로 내려갈 계획이라는데, 대피소 예약을 안 해서 밖에서 비박을 해야하기 때문에 가방 무게가 27kg이나 되었습니다. 엄청나네...
"아빠, 저 아저씨는 진짜 텔레비전에 나오는 등산가 같아요. 그런데 아빠는..."
그 날 밤 이후로 그 아저씨는 천왕봉에서 한번보고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1시가 넘어가니 더 이상 졸음을 참을 수 없었는지 좋은이가 가방에 기대어 새우잠을 잤고 나는 500원을 넣으면 15분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자동인터넷기계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열차가 40분이나 연착하는 바람에 1:25분에 열차가 왔고 구례구역에 도착한 시간은 4:14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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