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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임걸령에서 피아골을 배경으로
사진2:피아골 계곡
사진3:임걸령 정상에서
8:05분에 임걸령에 도착했습니다. 뒤돌아보니 저만큼 노고단이 멀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한 시간 전에 저 곳에서 출발하였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안개가 사라지고 맑고 푸른 지리산 능선이 멀리 펼쳐져 있었으니까요.
임걸령은 조선 선조 27년(1594)때 지리산 노고단을 무대로 활동했던 초적 두목 임걸(林傑)의 이름을 딴 이름입니다. 그가 어떤 도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한 때 이 지역에서 살았었다고 하니 지금도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와 가진 것 다 빼앗아갈 것만 같습니다. 아니면 산채로 끌고가서 실컷 두들겨 산적으로 만들거나...
임걸령에서 바라보는 피아골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저 아래 어디쯤에 있는 암벽 밑에는 옛날에 약초를 캐는 황장사가 눈 내리는 겨울밤 이곳에 천막을 치고 자다가 호랑이를 잡았다는 '황(黃)호랑이 막터'가 있을 것입니다.
흐리던 날씨가 맑아지고 안개가 사라진 지리산 피아골은 너무 깨끗하고 맑았습니다. 초여름의 우거진 수풀들이 맑고 깨끗하게 우리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 주었습니다. 들려오는 새 소리, 바람 소리까지. 우리 몸과 마음은 온통 깨끗한 지리산의 에너지를 그대로 빨아들였습니다.
노고단에서 임걸령으로 오는 등산로 주변에는 '가는범의꼬리' 꽃이 쭉 피어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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