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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천에서 삼각봉까지는 은근히 바위산길이라서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발바닥에 불이 났습니다. 곳곳에 철 계단은 왜 그리 많은지...
힘들어하는 좋은이의 배낭을 벗겨 내 배낭 위에 올렸습니다. 갑자기 등에 사람 하나 달라붙은 듯 다리가 휘청 ~ 이래 힘드나 저래 힘드나 힘든 건 마찬가지이니 까짓것! 더 힘들어버리자! 언젠가 속리산 겨울산행 때는 좋은이를 등에 업고 한시간이나 산길을 걸은 적도 있다. 그에 비하면 가방 하나 추가는 가벼운 셈이지요.
배낭 무게 15kg만도 무거운데, 내 몸에 필요 없이 달라붙어 있는 비계덩어리 10kg까지 25kg을 추가하여 운반하는 아이고 내 다리야. 미안하데이...
연하천에서 30분 정도 직진을 하면 음정 갈림길 이정표가 나오고 천왕봉 방향으로 역시 30분 정도 신호대 우거진 숲길을 꼬불거리며 오르니 사방이 탁 트인 봉우리가 나왔습니다. 여기가 삼각봉인가? 고사목 하나 엎어져 있는 것 보니까 삼각봉이 맞나보다. 삼각봉은 경남 하동과 함양 그리고 전북 남원의 경계가 되는 지점으로 '삼각고지'라고도 합니다.
삼각봉이라고 추정되는 곳에서 한 참 쉰 다음에 다시 일어서면서 최대한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더니 좋은이가 자기 배낭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머, 어쨌든 저 앞에 보이는 산이 형제봉인갑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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