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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295】좋은 세상, 겁나는 세상
교회에서 저녁 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의 불빛에 저 앞에 뭐가 꼼지락거리는 것이 보이는가 싶었는데, 순식간에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한 참 앞에까지 가서 차가 멈추었습니다.
두꺼비였습니다.
엉금엉금 기어서 길을 건너고 있었는데 하마터면 '로드 킬' 이라고 하던가요? 그런 거 당할 뻔했습니다.
겁도 없이 차가 씽씽 다니는 길에 나온 두꺼비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아이고메, 심장 떨려라... 그래 너는 얼마나 놀랬냐. 미안하다 미안해."
두꺼비를 건너편으로 옮겨주려고 하니까 갑자기 두꺼비가 풀숲으로 뽈뽈뽈 기어 들어가버립니다.
"어매, 먼 두꺼비가 저렇게 빠르다냐? 번개같네"
사람들은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 길을 내지만, 작은 짐승들에게는 그 길이 목숨을 걸지 않으면 건널 수 없는 길이고, 어떤 공간에 짐승들을 감옥처럼 가두어버리는 일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좋은 세상'이지만 짐승들에게는 '겁나는 세상'입니다. 2007.8.2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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