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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327】넘어져 있는 구절초
강 건너에 있는 아주 작은 시골학교로 잠시 바람을 쐬러 갔습니다. 노는 토요일이라서인지 놀이터에서 노는 학생들뿐이었고, 온통 사방에 구절초가 가득하였습니다. 가만히 보니 새하얀 구절초 꽃무리들이 모두 넘어져 있었습니다. 누가 넘어뜨린 게 아니라 구절초 스스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가지를 넘어뜨려 땅바닥에 붙은 것입니다. 그것은 구절초들이 스스로 배운 생존 법 일 것입니다.
무조건 이기고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고 무조건 1등을 해야만 살아남기를 가르치는 무서운 세상에서 비바람을 피해 스스로 넘어져 낮은 곳에서 예쁘고 향기 나는 꽃을 피우는 구절초를 보고 배웁니다. 더 낮아지고 더 겸손해져야겠다고... 2007.10.13 토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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