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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인숙씨 은행을 털었네

용포리일기06-08 최용우............... 조회 수 1823 추천 수 0 2007.11.02 11: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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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털었네. 우리는 부부 은행털이범이네

【용포리일기 343】친절한 인숙씨 은행을 털었네

가까이 있는 아주 작은 학교인 연세초등학교 놀러 갔다가 같이 온 목사님이 비닐 푸대로 은행을 반 자루나 주운 것을 보고 아내의 눈에 불이 번쩍! 그 다음날 아내의 손에 이끌려 자루를 몇 개나 준비하고 연세초등학교에 가서 운동장 가에 떨어진 은행을 다 주웠습니다. 그리고도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지 전전긍긍하더니, 어느 날 아침 일찍 차를 몰고 가더니 어디서 눈이 휘둥그래지도록 은행을 겁나게 쓸어 담아왔습니다... 대단한 인숙씨.

은행은 줍는 것보다도 까는 것이 더 큰일입니다. 그 야리꼬리한 냄새가 몸에 묻으면 화장실에 앉아있는 것보다도 더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할 수 없이 토요일 오전에 주운 은행을 차 트렁크에 가득 싣고 가까운 시냇가에 가서 함께 깠습니다. 그리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언덕에 흐트러지게 많이 핀 쑥부쟁이를 한아름 꺾어 차안에도 두고 집안에도 여기저기 꽂아놓았더니 지금 집안이 온통 꽃밭입니다.

은행을 까서 바짝 말린 다음 이번에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나누어주느라 정신이 없네요.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자에 담아서 소포로 보내주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비닐봉지에 담아서 나누어주고... 아하.. 아내가 은행에 그렇게 집착했던 게 저렇게 나누어주고 싶어서였군... 착한 인숙씨.

저녁에 은행을 전자렌지에 노릇노릇 구워서 껍데기까지 깐 다음 선명한 초록 알맹이를 접시에 담아옵니다. "은행은 껍질을 까먹는 재미야. 이렇게 다 까버리면 먹는 사람이 너무 편해서 못써" 그러나 아이들은 깔깔대며 엄마를 놀립니다. '친절한 인숙씨' 라고...   2007.10.31ⓒ최용우

댓글 '2'

최용우

2007.11.02 17:54:14

당당뉴스 원고

최용우

2007.11.02 18:44:23

말길글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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