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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363】경택이 어머니
몸이 예전 같지 않으셔서 바깥나들이를 거의 끊고 살았던 어머님을 모시고 장성 황룡오일장에 갔습니다. 어머님은 거의 1년만이고 저는 마지막 와 본지가 20년도 넘은 것 같습니다. 황룡장은 제가 국민학교 1학년때부터 4학년때까지 잠깐 살았던 동네이기도 합니다.
어머님이 거의 평생동안 단골로 다니던 신발가게, 옷가게를 들러 오랜만에 안부를 죽 묻고 다니다 단팥죽가게에 들렸습니다.
"으매 ~~ 아직 안 죽고 살아 있었네잉~"
"으매... 세상에... 니가 용우여? 용우가 요로코롬 커 불었네... 시상에... 시상에나.." 내 손을 잡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단팥죽 집 할머니... 아무리 생각에도 기억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나중에 차 안에서 생각하니 "아! 맞아 그분은 경택이 어머니야. 그 욕을 무지막지하게 잘하던 우리 앞집에 살던 분! 으매... 세상에... 경택이 어머니가 그로코롬 늙어 불었네잉~..."
하긴, 국민학교 4학년 때 마지막보고 35년이 지났으니 얼굴을 기억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사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가끔 내 친구 경택이는 생각이 납니다.
아침마다 와앙~ 우는 소리와 함께 경택이네 집에서 경택이가 신발도 못 신고 도망나오면 그 뒤로 무지막지한 욕과 함께 삽자루, 고무신, 솥뚜껑 같은 것이 경택이를 겨냥하고 따라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경택이어머니가 씩씩거리며 뛰어 나와 온 동네가 떠나갈 듯 소리를 치며 경택이에게 욕을 퍼부어 댔습니다.
"이런 개새깽이가 아침마다 하루도 안 빼놓고 돈을 내노라고... 그 돈 모아서 논을 샀으면 100마지기는 샀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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