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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고 싶지만

주광 목사............... 조회 수 1855 추천 수 0 2011.03.16 19:15:37
.........

잡고는 싶지만.

예배를 마친 후 교우들과 일일히 악수하며 인사합니다. 교우들이 많지 않으니 아이들까지도 일일히 찾아
다니면서 인사합니다. 그저 손을 잡고 별눈웃음짓는 정도이지 긴 얘기는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젊은 여집사가 와서 왜 우리들과는 악수를 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갑작스런 질문에 얼굴이
빨개지며 그냥 웃으며 얼버무렸습니다. 제가 예배 후에 인사를 할 때에 젊은 여집사들이나 자매들에게는 악수를
하지 않고 그냥 인사만 합니다. 여러해 목회를 하는 동안 별로 생각 없이 그렇게 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집사의 질문을 받고 난처해진 것입니다. 예배 후에 악수를 할 때에 그 생각이 종종 납니다.
그러면서 요즘 텔레비젼에 카드를 생각하며 쓰자는 광고에“사고는 싶지만 갚을수는 있는지”하는 말이 생각나서
나도 속으로“잡고는 싶지만 감당할 수는 있는지”하면서 웃습니다.

오이밭에서 구두를 만지고, 배밭에서 머리를 만지면 오해받듯이 나름대로 오해받을 일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설교를 하는데 어느 쪽으로 시선을 많이 가도 안되고, 예를 들어 말을 할 때도 어느 사람 얘기를 많이 하면
안되고, 누구와 인사를 오래 해도, 목양실에 불러 얘기를 길게 해도, 어떤 일을 생각없이 시켜도 말거리가 되고
오해를 하는 것입니다. 목회자는 교우들의 맘을 다 만족시켜야 하는데 내 생각만 하면 오해를 받습니다.

하고는 싶지만.

유명해지고 싶고, 굉장한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고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신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머리에 뱅뱅도는 것이“목회자는 물질조심!! 이성조심!! 명예조심!!”
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물질로 인하여, 이성으로 인하여, 명예로 인하여 오해받을 행동을 하지말자는 것입니다. 주위에 있는
분들이 전심전력하여 수고한 가운데 기반이 이뤄졌을 때에 이런 일로 인하여 불미스러운 얘기가 들릴 때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목회자의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성공할 때에 일어납니다.

“주가, 주가”하는 마음이 끝까지 있으면 대과없이 목회를 마무리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날인가
자기도 모르게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내가, 내가”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우리 사회도 자꾸 투명해집니다. 전에는 공직에 임명만 되면 직무를 수행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총장으로 있을 때에는 존경했는데 장관에 임직되어, 총리에 임직되어 흠과 티가 발견되어 물러나는 모습을
봅니다. 나의 실상을 알지 못하고 더 큰것, 더 높은 것에 욕심이 생기면 오히려 망신을 당합니다.

0, 주여, 오늘 현실에 자족(自足)하게 하옵소서 !!
0, 주여, 오늘 현실에 지족(知足)하게 하옵소서 !!
0, 주여, 오늘 현실에 만족(滿足)하게 하옵소서 !!

(2002, 10).ⓒ주광 임성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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