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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마을(지난 여름 사진의 길에 서 있는 사람 최밝은)
【용포리일기 399】한 달에 한번 기차여행
옛날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살아 윗갓, 아랫갓으로 나누었던 시골 고향마을 우리동네에 지금은 대부분 한집에 한 사람 아니면 두 사람밖에 살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꼽아보니 어느새 형, 누나, 친구, 동생들은 다른 데로 다 나가버렸고, 남아 있는 어른들은 몇 명 외에는 다 하늘로 이민가 버리셨네요. 그래서 요즘에는 고향에 내려가면 '뭐 별일 없지요?' 하고 묻는 것이 또 누구 돌아가시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우리 어머니도 그렇게 훌훌 천국으로 가 버리실 것 같은 생각에 정신이 번쩍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광주에 사는 아우목사에게 무조건 명령을 내렸습니다. 매월 첫 번째 월요일에는 아무 일정도 잡지말고 무조건 어머니 집에 와라.
저도 한 달에 한번 고향에 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한 달에 하루를 어머니를 위해 억지로 뺐습니다. 차를 운전하여 가면 경비가 만만치 않아 기차를 탔더니 너무 좋네요. 뜻밖에 한 달에 한번씩 기차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에 가면 참 좋습니다.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고등어 조림'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어머님이 당장에 고등어조림을 해 놓으셨네요. 맛있다 맛있어.
그 옛날 동네 이장 자리를 놓고 기 싸움을 벌이던 쟁쟁한 사람들이 다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어 이제는 시켜줘도 못할 나이가 되었네요. 참 세월이 무상합니다. 2008.1.1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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