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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402】아궁이 있는 집이 그리워
예전 시골집에는 굴뚝이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하얀 연기가 몽골몽골 피어오르는 모습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시골집에도 굴뚝은 없습니다. 새로 집을 지으면서 구들을 다 없애버리고 보일러를 놓았으니 굴뚝이 있을 리 없습니다.
처음에는 아궁이에 불을 때지 않아도 방이 뜨끈뜨끈해진다는 것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들 "좋아 졌네 좋아졌어... 우리 마을도 좋아졌네" 노래를 불렀지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오를 대로 오른 기름 값은 시골 노인들 휘어버린 허리를 더욱 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러는 연탄보일러를 설치했지만, 시골까지 연탄을 배달해주지도 않고, 연탄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시골에는 집집마다 전기 판넬을 설치해서 난방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보면 다들 혀를 내둘리며 판넬을 설치한 것을 금방 후회합니다. 결국 시골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전기장판이나 전기매트입니다. 도시에 있는 집들이 싼 도시가스로 펑펑 난방을 하면서 집안에서 반팔로 돌아다니고 있을 때 시골에 가니 많은 노인들이 이 엄동설안에도 전기장판과 전기매트로 겨울을 나더라구요.
요즘 알게 모르게 시골의 난방구조가 이상하게 변해버렸습니다. 옛날 아궁이 있는 집이 그래도 좋았습니다. 아궁이와 보일러를 절충해서 겸용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우리는 너무 쉽게 아궁이를 버렸습니다. 2008.1.1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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