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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636】동네슈퍼는 슈퍼다
아침에 오늘은 일찍 학교에 가야 된다는 밝은이를 '삼거리 정류장'까지 차로 태워줬습니다. 우리동네 삼거리에는 아직 신호등도 없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교통봉사대 엄마들이 수신호로 신호등 노릇을 하지요.^^
요즘엔 '삼거리' 보다는 '교차로'가 많습니다. 도시계획에 따라 바둑판처럼 네모 반듯반듯하게 만들어진 길에 교차로는 어쩐지 세련되어 보이고, 반면에 삼거리는 왠지 촌스러워 보입니다.^^ 그래요 우리동네는 촌동네입니다. (하지만, 내년 7월 1일부터는 '특별시'가 된다는 사실...)
어쨌든 삼거리는 잠시 멈추었다 갈 수 있고, 또 어디에 서 있어도 길이 다 보여서 버스가 어디쯤 오는지 다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감출 게 없고 감출 필요도 없는 거리, 그게 바로 삼거리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삼거리에는 꼭 구멍가게가 있고 구멍가게 앞에는 평상이 있습니다. 누구든 앉아서 쉬어가라는 가게 주인의 인심이 따뜻합니다.
요즘 대형 슈퍼마켓에 가 보세요. 물건만 잔뜩 쌓아놨지 의자도 없어요. 앉아서 쉬기는 뭘 쉬냐. 빨랑 물건 사가지고 빨랑 가라는 뜻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매장에 돌아다니다가 다리가 아프면 그냥 아무데나 쭈그리고 앉아 버립니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이 의자 없어도 큰 슈퍼마켓이 좋다고 다들 거기로만 가니 동네슈퍼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아놓는 날이 많습니다. 다들 핸드폰을 사용하니 공중전화 쓸 일이 없어 전화국에서 전화기도 뜯어가버렸습니다.(전화박스나 철거해 주시지...전화기만 달랑 빼가냐....)
오늘도 문 닫힌 동네슈퍼 빈 평상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과 인사하며 놀다가 왔습니다. 동네슈퍼... 아직 문 닫은 거 아닙니다. 가끔 문 열어요. ⓒ최용우 201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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