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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466】나를 보면 막 부끄러워져야 되는데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왔습니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2년마다 한번씩 해주는 건강검진인데 올해는 40세 이상 짝수 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그 대상이라 저도 해당되어 다녀왔습니다.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흉부엑스레이, 위암검사, 소변검사 뭐 두루두루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무려 두 시간을 소요하며 받았습니다.(대부분 기다리는 시간)
그런데 가만히 보니, 아무리 연세가 많아도 의사들 앞에서는 모두 어린아이가 되더군요. 주사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 없고, 의사가 왜 이렇게 건강관리를 안 했냐고 호통을 쳐도 헛기침만 하고... 문진을 할 때는 마치 죄인이 된 냥 "미안혀... 담배를 많이 펴서..." 그러고...
의사 앞에만 가면... 왜 그렇게 나는 그동안 먹지 말라는 것만 먹고,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하라는 것은 안 했는지 후회가 막심합니다.
의사 앞에만 가면... 몸 관리 못한 것이 막 부끄러워지고 앞으로 운동 열심히 해서 건강을 잘 관리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어쨋든)
그런데 사람들이 영혼의 의사인 목사 앞에만 가면, 전도사 앞에만 가면... 그동안 지은 죄가 다 떠올라 바르게 살아야지 착하게 살아야지... 하고 다짐해야 되는데... 사람들이 목회자를 보면 정말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건강을 비추어주는 의사처럼, 목회자들도 삶을 비추어주는 거울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참 부끄러워집니다.
오늘 이래저래 부끄러운 것이 많은 날입니다. 2008.4.1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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