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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489】물가가 오르는 이유
아이고, 오랜만에 짜장면 먹으러 갔더니 값이 4000원으로 올랐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먹던 음식이라 가격표를 보는 사람들마다 걱정스런 표정으로 한 마디씩 합니다.
주인은 "요즘 밀가루 값이 너무 올랐어요" 하고 변명을 합니다. 그런데 정말 밀가루 값이 올라서 짜장면 값도 덩달아 오른 것일까요? 밀가루 값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자,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을 하려고 하니 생각만 해도 머리에 쥐가 날 것 같군요.)
'달러$'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돈 찍는 기계로 찍어내어 전 세계가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물건'입니다. 달러를 사려면 밀가루가 있어야 합니다. 전에는 밀가루 한 포대로 10달러를 살 수 있었는데, 기계만 돌리면 저절로 나온다고 달러를 너무 많이 찍다보니 달러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서 지금은 밀가루 한 포대로 12달러를 살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을 반대로 뒤집어, 10달러로 밀가루 한 포대를 살 수 있었는데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면 12달러를 줘야 밀가루 한 포대를 살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밀가리 값은 그대로인데 달러가치가 변동되면서 마치 밀가루 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달러 가치가 오르면 좋고 떨어지면 안 좋은 것입니다. (여기까지 이해를 하셨다면 당신은 천재)
지금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달러대비 유로나 위안화 등 다른 통화는 달러 가치가 올라서 좋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우리나라만 달러 가치가 떨어져서 안 좋은 상태거든요.
왜 그럴까요?
이는 현 정부의 고환율 정책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1달러에 940원이었는데, 지금은 1달러에 1060원입니다. 그만큼 더 많은 원을 주고 달러를 사서 밀가루로 바꿔와야 하기 때문에 밀가루 값이 오른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즉 고환율 정책을 유지할수록 소비자 물가는 당연히 오릅니다.
그럼 현 정부가 고환율정책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같이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고환율정책이 매력적입니다. 왜냐하면 1달러를 벌어와 940원으로 바꾸는 것과 1000원으로 바꾸는 것 어느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더 많은 액수의 돈으로 바꾸면 좋겠지요.
하지만 현 상황은 지극히 우려스럽습니다. 고환율 정책으로 인한 혜택은 고스란히 수출형 대기업 등 특정기업이 독식하는 반면에, 부담은 주로 서민층이 즐겨먹는 짜장면 값과 물가로 고스란이 전가되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의 친기업정책이 이런 식으로 표출된다면 죽어나는 것은 돈 없는 서민들입니다. 이해가 됩니까? 짜장면 값이 4000원이 된 이유를... 이해가 안 된다면 뭐, 저도 어쩔 수 없지요. 2008.5.1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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