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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505】찬양반주기와 친해졌습니다
개척교회에는 피아노 반주자 한 명이 그렇게 귀할 수가 없습니다. 오래전 찬양 반주자를 보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랬는데 정말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현재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던 원장님이 교회에 등록을 하고 피아노 반주를 하겠다고 자청하였습니다. 세상에 이런 횡재가 어디 있습니까? 겨우 콩나물 대가리 읽는 것만 배워서 더듬더듬 반주를 하던 초등학생 반주자 대신 일류 찬양반주자를 모시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첫날부터 뭐가 잘 안 맞았습니다. 피아노학원 원장님은 악보대로 정확하게 피아노를 치는데, 나이 많은 성도들은 '은혜 버전'으로 흥이 나면 빠르게, 재미없으면 세월아 네월아 하며 해 찰 다하고 부르다 보니 분명히 처음에는 반주와 찬송을 같이 시작합니다. 그런데 끝날 때는 피아노가 먼저 끝나면 한참 뒤에 성도들의 찬양이 겨우 따라와 끝납니다.
피아노학원 원장님은 몇 번 해보고는 짜증이 났던지 말없이 교회를 나간 뒤로 지금까지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 반주자하고는 그런 대로 호흡이 잘 맞는단 말이에요.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니 초등학생 반주자는 성도들의 찬송 소리를 귀로 들으면서 반주를 찬송에 맞춰 치는 것이었고, 피아노 학원 원장님은 악보대로 치면서 성도들이 반주에 맞춰 따라와 주기를 바랐던 거에요.
아, 지금 찬양반주기를 틀어놓고 거기에 맞추어 찬송을 부르는데 처음에는 이게 딱딱 안 맞아 힘들었는데 이제 제법 잘 맞네요.
그랴... 기계는 거짓말을 안 해. 내가 그동안 엉터리로 부른 것이니까 내가 반주에 맞춰야지. 어쯔케 기계인 반주기가 제게 맞춰 주겠습니까? 아무래도 한 살이라도 더 먹은 내가 양보하고 맞춰줘야지...
아, 그건 그렇고 찬양반주기 가격을 너무 낮게 매겼다고 여기저기서 원성이 자자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장사하는데는 젬병입니다. 너무 소질이 없네요. ㅠㅠ 다른 사람들과 의논을 해보고 가격을 결정할 것을 그냥 혼자 덜컥 광고를 먼저 해불어가지고... 그래도 어쩝니까. 이미 광고가 나가버린 것을... 그 대신 많이 팔려서 선교사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6.9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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