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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507】머리보다 마음을 써라
"머리를 써! 머리를"
하도 뭘 잘 잊어먹는 밝은이에게 엄마 아빠가 맨날 하는 소리입니다.
학교에 가지고 간 우산을 잊어먹는 것은 기본이고, 어느 날은 학교간다고 나가면서 빈손으로 덜래덜래 가는 것을 불러 세워놓고 엄마가 가방을 가지고 달려나가는 것을 본 일도 있습니다. "아니 학생 맞아? 손에 가방이 없으면 뭔가 허전하지도 않냐?"
잊어먹는 것으로 치면 저는 밝은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으니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 머리가 안 따라 주어 맨날 잊어먹는 거 어쩌란 말이냐. 머리 써서 살지 못하는 것 탓해봤자 무슨 소용있냐.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제' 안 되는 해골바가지는 박치기 할 때나 쓰고, 그 대신 저는 '마음!' 마음을 쓰며 사는 인생이 되려 합니다.
맘씨 좋은 놈들은 바보가 되고, 머리 좋은 놈들은 유능하다고 인정받는 게 조금 불만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음을 쓰며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고 정겹게 만드는데는 아무래도 머리보다는 마음이 아닐까요? 2008.9.1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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