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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512】 아내와 짜장면
아내는 짜장면을 못 먹습니다. 짜장면도 음식인데 왜 못 먹겠는가? 그런데도 아내는 짜장면을 절대로 못 먹습니다. 짜장면을 한 가닥이라도 먹었다 하면 당장에 탈이 나서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배를 움켜잡고 다닙니다.
그런데, 짬뽕이나, 칼국수, 라면은 잘도 먹는 것으로 보아 분명 짜장면도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짜장면과는 안 친할까요?- 저는 그 이유를 압니다. 그것은 짜장면의 반란입니다.
"나는 짜장면을 먹었다 하면 여지없이 탈이 나요"
"나는 짜장면을 정말 싫어해. 속에서 안 받아"
"내가 언제 짜장면 먹는 것 봤어요? 보기만 해도 속이 니글니글 해"
"나는 체질적으로 짜장면과는 안 맞는 것 같아요"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짜장면이 아내에게는 언제나 구박을 받습니다. 아내가 짜장면을 좋게 말하는 것을 한 번도 제 귀로 들은 적이 없습니다.
내 생각에는 아내가 짜장면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짜장면이 아내를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명이 없는 짜장면이라고 해도 자기를 구박하는 사람의 입 속에는 안 들어가고 싶을 꺼에요. 2008.6.1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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