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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임대와 경제

김필곤 목사............... 조회 수 2738 추천 수 0 2011.04.02 14: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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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에 현진건이 발표한 '정조와 약가'라는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그 소설에는 호색한 중년의 명의 최주부가 나옵니다. 지주인지라 왕진을 잘 가지 않는 값비싼 의원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십리 밖에서 남편의 병을 고쳐달라고 어떤 부인이 와서 졸랐습니다. 그는 쳐다보지도 않고 그렇게 먼길은 갈 수가 없다고 하다가 떼를 쓰는 그 부인의 얼굴을 한 번 보고는 흑심이 생겨 왕진 길에 따라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가 출발할 때 가졌던 음끔한 욕심을 십리나 되는 길을 가다가 산기슭 풀밭에서 그 부인을 범하므로 충족하고 맙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 부인은 들어 누워있는 남편에게 "저 샌님을 모시고 오다가, 저 샌님의 말씀을 들었어요. 집에 모시고 온대야 약값 드릴 거리도 없고 당신의 병은 세상없어도 고쳐야 되겠고..."하며 말끝을 흐리니, 남편의 대답은 "자자 잘했소", 아내를 끌어안고 흐느끼며 "그것도 내 병 탓이지, 내 죄지 임자가 무슨 죄요, 아니오 임자 죄는 아니오"라고 합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최주부는 겁에 질려 환자를 얼른 보아주고 약이나 한 첩 지어주고 그 자리를 떠나고 싶어하지만 부인은 병을 고쳐주기 전에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고 하며 엄포를 놓는 바람에 붙들려 있게 됩니다. 밤이면 병든 남편의 허락 아래 그 부인과 함께 잡니다. 열흘 동안 있으면서 환자를 치료하고 최 주부가 풀려나게 되는데 그 때 최 주부는 "저런 것들은 정조도 모르고 질투도 모르는 모양이지"라며 중얼거린다.

소설 속의 이야기입니다만 언젠가 서울 한 복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서울 송파에서 30대 부인을 60대에게 돈을 받고 임대해줬다가 계약이 끝났는데도 다시 찾아오자 싸움질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황씨 부인이 천호동에 있는 C카바레에서 만난 김씨와 바람을 피우자 남편은 이것을 알고 아내와 바람을 피운 김씨를 만나 2 천만 원을 받고 `아내 조씨는 3년간 낮 시간을 김씨의 집에서 지낸다'는 내용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입니다. 황씨는 그러나 계약에 따라 3년간 조씨와 낮 시간을 함께 지내며 계약 결혼 생활을 한 김씨가 계약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씨를 만나기 위해 집으로 찾아온 것을 보고 김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끝에 서로 주먹을 휘둘러 경찰에 입건되었습니다. 황씨는 조씨가 계약 기간 동안 자주 집을 비워 3년 중 9개월을 채우지 않아 이를 따지기 위해서 찾아갔었다"고 합니다. 중국의 한 노동자가 관청으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마누라 대여업'에 나섰다는 기사를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내용인 즉 성 관계가 문란한 부인을 둔 한 중국의 노동자 장 송린이란 사람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역이용하여 매력적인 부인이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 것을 알고는 `마누라 대여업'을 시작해 하루 밤에 3백원씩을 받고 외간 남자와 동침시켜 매월 1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것입니다.
이 남자는 이 사업을 공개적으로 하기 위해 자동차 대여업 면허를 위조, 관리를 속이는 방법으로 `마누라 대여업'을 공식 허가 받아 수입을 올렸는데 매일 밤 택시를 타고 수상한 남자들이 드나드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의 신고로 적발됐었다는 것입니다. 홍콩의 가정주부 2천명 이상은 남편의 노름빚을 갚기 위해서 매춘부로 일하거나 안마 시술소에 나가는 등 화류계에 뛰어들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는 보도하였습니다.

물질 중심 사회가 되다 보니 이제 부부도 경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어 가고 있습니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점점 우리 사회의 가족 구성원들은 경제의 종속물로 전락되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부부가 중심이 되는 가정은 휴식의 기능, 애정의 기능, 자녀의 양육과 교육의 기능, 종교적 기능, 가족 보호의 기능, 종족 보존의 기능 등 여러가지 기능이 있지만 오늘날 부부와 가정은 이러한 기능을 모두다 다른 곳에 의탁하고 경제적 기능에 온통 매달리고 있는 것을 봅니다. 유아의 보호와 교육을 탁아시설과 유치원, 학교에 의탁하고, 휴식은 텔레비젼과 오락에, 가족 보호의 기능의 보험에, 종족보존은 삶의 질이라는 명분으로 회피해 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젊은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로서 부부 두 사람이 일하고 아이를 갖지 않는 당크스(DANKS: 주소가 둘이고 아이가 없는 가정)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고도 산업화되면서 가정은 왜소한 종속물로, 전문화된 다른 사회제도의 보조제도 정도로 축소되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가족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버리고 학교나 직장 그리고 기타 어느 사회제도에 소속된 구성원이 되어버리고 가정과 부부란 경제적 활동을 위한 휴식처나 여관으로 전락되는 감을 느낍니다. 부모는 부모대로 바쁜 일과에 쫓기고 자녀는 자녀대로 공부에 쫓겨 가족들이 오순도순 한자리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습니다. 가정이 경제의 수단으로만 전락된다면 우리의 사회는 암울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 했고, 소포클레스는 '자기 가정을 훌륭하게 다스리는 자는 국가의 일에 있어서도 가치 있는 인물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세계 속에 가정이 있는 게 아니다, 실은 가정 속에 전 세계가 들어있는 거다'라는 오소백의 말을 오늘 현대인들은 다시 한번 음미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그 창조의 중심 무대에 아담과 하와를 두셨습니다. 하나님은 한 가정을 주시고 그들에게 세상의 주인공으로 생육하고 번성하며 정복하고 지배하며 다스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최초의 기관은 부부가 중심이 된 가정입니다. 가정은 결코 경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어서는 안됩니다. 경제는 삶을 위한 도구이지 부부의 삶을 수단화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더욱이 부부의 성은 결코 가정경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어서는 안됩니다(고전7:3-5). 가정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여 아내는 남편의 돕는 배필로 남편을 존중하며 사랑하며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머리로 아내를 귀히 여기고(벧전3:7) 자신의 몸처럼 사랑해야(엡5:25-33)합니다. 자녀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모는 자녀를 주의 말씀으로 양육해야합니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이 하나님 안에서 행복을 누려야 할 곳이지 서로 경제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경제적 수단이나 임대의 대상이 아닙니다. ♥

부인 임대와 경제 가정/김필곤 목사/9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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