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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13】아이고... 먼저 알았더라면
시골에서 혼자 사시던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자식들에게 연락이 가고 어찌해서 장례를 치르게 되었는데, 영정사진으로 쓸만한 사진이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주민등록증 사진을 확대해서 급하게 영정사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도 희미하고 표정도 웃는지 우는지 모를 어정쩡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자식들은 살아 생전에 변변한 사진 한 장 못 찍어드리고 마지막 가시는 길에까지 조문 왔던 분들의 뇌 속에 자극을 남길만한 영정사진을 쓰게 된 것을 후회하면서 '불효자는 웁니다' 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장례를 다 치르고 난 뒤 장롱 속에서 정말 멋진 '영정사진'이 나왔습니다. 동네에 있는 교회에서 많은 돈을 들여 온 동네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미리 찍어드린 것인데, "살아있는 사람에게 먼 영정사진이여, 영정사진이" 하면서 기분 나쁘다고 장롱 속에 넣어둔 것을 아무도 모른 것입니다.
아이고... 먼저 알았더라면... 장례식을 다시 할 수도 없고 이거...
장례식은 다시 할 수 없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사진 많이 찍어드리자 라든지, 또 영정사진을 장롱 속에 넣어두지 말자 라든지...^^ 2008.7.22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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