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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23】삼계탕이 먹고 싶어서
우체국에 다녀오는데 장사하는 트럭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왠지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뭔가 하고 들여다보고 싶어지쟎아요.
"빠 알간 토종닭! 방금 농장에서 잡아와 아직도 심장이 팔딱 팔딱 뛰는 빠알간 토종닭이 두 마리에 오천원, 세 마리에 6천원. 농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빠알간 토종닭... 최홍만이처럼 커다란 토종닭! 한 마리만 넣어도 솥단지 뚜껑이 안 닫히는 크기!"
하도 아저씨의 말이 재미있어서 호기심에 들여다보니 트럭에 얼음으로 재인 토종닭이 가득합니다.
마침 복날이라 삼계탕이든 뭐든 궁금하던 차에 한 마리 사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마리 달라고 하니, 지금 무슨 사정이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급하게 처리를 하는 거라서 한 마리씩은 안 판답니다.
"그럼 세 마리 주세요." 사람들이 구경만 하고는 안 사고 그냥 갑니다. 그래서 "두 마리 더 주세요" 하고 만원에 다섯 마리를 사니, 양손이 축 쳐질 정도로 많습니다. 집에 가지고 와 냉장고에 넣어놓고 나니 이거 갑자기 겁이 더럭 납니다.
"오마나... 내가 지금 먼 짓을 한 거야? " 예상대로 퇴근한 아내가 독수리만한 크기의 생닭들이 냉장고 안에서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합니다. 암튼 급한 대로 냉동고에 열려 놓았습니다.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닭을 판 사람은 손해를 보고 파는 것 같다고 하며... 이 닭들을 누구랑 나누어 먹을지 고민을 합니다. 2008.8.9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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