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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74】나는 선원이었다
나는 과거에 배를 타고 망망 대해를 항해하는 선원이었다. 내 이력서에 '선원'이라는 직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는 매우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분명 나는 3년 동안 지구촌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선상생활을 했었다.
배를 타고 어느 낯선 항구에 며칠씩 정박하노라면 자연히 브릿지에서 항구의 밤을 보내게 된다.
잔잔한 바다에 떠 있는 작고 예쁜 섬들의 그림자와 물결에 일렁이는 항구의 불빛들... 가끔 작은 배들이 긴 꼬리를 달고 항구로 들어가든지 나오든지... 희미한 달빛 아래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고 앉아 있으면, 여기가 지금 천국인가, 우주 공간의 한 가운데인가, 꿈인가, 생시인가 분간이 안가는 몽롱함 가운데 빠져 들어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가끔 묵상기도를 하다보면 지금 내가 기도를 하고 있는 건지... 어느 낯선 항구의 밤 바다 위에 떠 있는 건지... 모를 그런 아득한 느낌이 든단 말씀이야. 2008.11.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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