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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이해가 안 돼

용포리일기06-08 최용우............... 조회 수 1506 추천 수 0 2008.11.27 10: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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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90】도저히 이해가 안 돼

아내의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명함을 잘 못 만들었다고 해서 뭐 오타라도 났나 살펴보았지만 그건 아니었습니다.
아내의 말은 이름과 주소가 한 가운데 있지 않고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것이 이거 명함 자르는 사람이 잘 못 자른 게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아니야. 이거 내가 엄청 신경을 써서 디자인 한 그대로야."
"그런데 왜 이렇게 한 쪽이 비어 있어요?"
"꽃차 만드는 사람 명함이니까 비어있지?"
"????????????????????????????????? 이해가 안 돼"
현대인들은 제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바쁘고 여유가 없습니다. 제정신을 차리려면 차분하게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만한 여건이 잘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이제는 그런 시간이 어색해서 소음 속으로 다시 뛰어들어가고 맙니다. 그렇다 보니 어느덧 나는 시들어 버리고 내 껍데기만 남습니다.
우리는 지금 꽉 들어찬 속에서 쫓기며 살고 있습니다. 시간에, 돈에, 일에 쫓기며 허겁지겁... 여백이나 여유는 조금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도무지 노닥거릴 시간이 없는 것입니다.
그란디! 꽃차가 무엇이냐? 커피처럼 동전 몇 개와 손가락 두 개만 가지고 먹을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말씀이야.
'여유, 여백'이 없는 사람은 못 마셔! 꽃차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은 허(虛)가 있는 사람이야. 빈 구석이 있는 사람이란 말씀이야. 좀 덜 찬, 좀 모자란 듯한 그런 구석이 있어야지... 꽃차를 마실 수 있어. 그래서 꽃차 만드는 사람 명함도 한쪽을 히거게 비워 두어찌비.
(에궁, 내가 명함 한 장 만들면서 너무 심오하게 구상했나? 도무지 빈틈이 없네그랴.) 2008.11.2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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