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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말씀묵상

깊은데로가서

밤이 무척 길군요...그러나 이 어두운 밤도 끝날 때가 있겠지요? 그래요 해는 곧 뜰 것입니다. 밝아오는 새벽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마가복음14:43-59 열둘중의 하나

마가복음 마가복음47............... 조회 수 2528 추천 수 0 2002.05.21 01: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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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구분 :  
14:43 말씀하실 때에 곧 열둘중의 하나인 유다가 왔는데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에게서 파송된 무리가 검과 몽치를 가지고 그와 함께 하였더라

  유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치 여관이나 공공 장소의 벽에 붙은 수배자 명단에 나오는 범인의 얼굴처럼 흉악하고 항상 못난이 인형처럼 찡그리며 머리는 헝클어진 채 어둠 속에서 노려보는 악당을 상상하지는 않습니까? 그렇게 생각해버리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훨씬 편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유다의 진짜 모습은 그렇지 않다는데 심각함이 있습니다. 그는 사도였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배반하기 전에는 제자들 중에서 탁월한 일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열 두 제자를 택하시기 전에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누가복음6:12-16) 한 밤을 세워 기도하시고 사도들을 택하셨는데 그 중에 가리롯 유다가 포함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잘 못 하셨나요? 그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가룟 유다는 베드로, 야곱, 요한과 같은 훌륭한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이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하나님 나라의 소식을 선포하였고, 3년동안 주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오히려 모든 헌금을 관리할 만큼 똑똑하였고 리더쉽이 있었습니다. 오늘날도 교회에서 재정, 헌금을 누구에게 맡깁니까? 교회 안에서 가장 신실하고 믿음 있다 인정받는 분이 재정을 맡아 관리하지 않습니까?

범죄자는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의 대부분은 갈릴리 출신이며 한 동네 사람이며 형제들입니다. 그런데 유독 '유다'만 갈릴리가 아닌 '가룟'지방 사람이었습니다. 아마도 은연중에 갈릴리 출신의 제자들은 타지방 사람인 '유다'를 왕따시켰는지도 모릅니다. 같은 예수님의 제자이면서 왕따당하는 유다는 그 마음속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동료에 대한 적개심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성남에서 3년만에 2000명의 성도가 모여 제법 목회에 빨리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 어느 젊은 목사님이 무심결에 혼잣말로 "나는 꼭 해내고 말 꺼야...두고 봐, 나는 기필코 성공하고 말 꺼야..." 그 소리를 옆에서 들은 동기 목사님은 소름이 돋더라 했습니다. 그 젊은 목사님의 마음에 무슨 응어리가 있어서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그분은 오로지 성도들을 많이 모아서 커다란 교회를 만들어 보란 듯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싶은 오기가 마음속에 가득한 것입니다. 가룟 유다의 마음속에도 이러한 오기가 잠재되어 있어서 다른 제자들보다 더 열심히 뛰어 겉으로는 인정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유다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다. "너의 열둘은 내가 뽑은 사람이 아니냐! 그러나 너희 가운데 하나는 악마니라 (요한복음6:67-70)" 유다 자신도 모르며,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자신의 성공에 만족해하고 있을 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악마이다." 조심해야 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도 속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뭐라고 내가 배신자가 될 수도 있다고? 당신, 미쳤군!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내가 왜 예수님을 배신해?

종려주일, 예수님은 나사로의 집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때 마리아가 값비싼 향유가 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발을 씻었습니다. 그것은 헌신적인 행위였는데 유다는 그것이 못마땅하여 말합니다. '이 향유를 팔면 넉넉히 삼백데나리온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런데 이게 무슨 짓이냐? 세상에 이런 엄청난 낭비가 어디 있단 말인가'(요한 복음12:5) 그러나 이 반응은 유다만의 반응이 아니라 다른 제자들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유다를 부를 때 무어라 부릅니까? '열 둘 중 하나'(14:43)라 합니다. 그러니까 열 두명중에 한 명이라는 말은 열 둘 모두다 똑같다는 말입니다. 누구 하나 특별한 사람이 없이 두루두루 똑같은 사람 중에 한 명 유다라는 말입니다. 유다 뿐만 아니라 다른 제자들도 역시 두마음을 품은 자들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는 척 하였지만, 겉으로는 경건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그의 속사람은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옳은 말을 하면서도 실제로 옳은 행동은 하지 않고 오히려 악을 행하는 사람들! 유다, 그리고 제자들, 그리고 오늘 바로 나!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에 요한은 이때의 장면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유다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가 도둑이어서 이런 말을 한 것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아 가지고 거기 들어 있는 것을 제맘대로 꺼내 쓰곤 하였던 것이다"(요한복음12:6)) 다른 제자들은 그 당시 그가 도둑이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나중에 장부를 조사해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많은 제자들도 유다처럼 두마음을 품은자들이었지만 그러나 유다의 숨은 동기는 '탐욕'이었습니다.

왜 많은 제자들 가운데 하필 유다는 예수님을 배반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을까요? 요한복음 22:3절에는 "열 둘 중에 하나인 가룟인이라 부르는 유다에게 사단이 들어가니" 유다는 사단의 유혹에 빠진 것입니다. 어쨌든 유다 자신이 사단이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열어놓은 것입니다. 탐욕은 사탄이 들어오는 문입니다. 열 둘이 다 예수님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이었지만 그 중에 유다는 그 마음의 문을 사탄이 들어오도록 탐욕으로 열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열두명 가운데 특별히 유다를 구별해 낼 수는 없었습니다. 겉에서 봤을 때는 유다는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최후의 만찬 직전에 "너희 중에서 하나가 나를 팔리라" 했을 때 제자들은 아무도 '가룟 유다'를 쳐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유다에게는 아무런 혐의점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완벽했습니다.

  바로 나의 앞에 옆에 뒤에 아니면 나 자신이 가룟 유다가 될 수도 있다는 무서운 말입니다. 그는 무슨 원한이 있다고 입맞춤으로 스승 예수를 배반하였습니까? 저기 저 사람이라고 간단히 알려 줄 수도 있었을텐데 배신의 키스를 하려고 했었을까요? 군인들이 달려들어 예수를 체포해서 끌고 갑니다.

배신자 유다는 바로 그날 저녁, 예수님이 고소당하고 심문받고 드디어 유죄의 판결을 받는 것을 그의 눈으로 똑똑히 봅니다. 그리고 그는 문득 밀려오는 후회와 자첵감에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행한 일이 얼마나 엄청난 일이었는지를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죄책감, 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죄책감에 시달리며 무서운 시간을 보낸 다음날. 그러나 그 비통스러운 고독감은 더욱 심하게 그의 내면에서 들끓어 오르고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활화산처럼 타오릅니다. 아아! 나는 죄없는 피를 팔아 넘겼다!

유다의 이 고백이 우리를 당혹케 합니다. 이렇게 연약한 사람이 어떻게 예수를 배반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그가 독한 사람이었다면 왜 이렇게 커다란 양심의 가책에 괴로워했을까? 알고 보면 그는 비정한 범죄자, 무자비하고 냉혹한 타락자는 아닌 듯 합니다. 오히려 성령의 감화에 민감하고, 부드러운 양심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뼈저린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아닌지... 비록 그에게 욕심이나 탐심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제 그러한 것들을 더 이상 운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는 성전 안으로 달려가 자기가 잘못했다고 외칩니다.

3년동안 예수님과 함께 그것도 예수의 면전에서 함께 지냈던 사람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있었을까? 예수님과 그토록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 그것이 바로 가리옷 유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지 싶습니다. 누구든 유다처럼 할 수 있고 유다처럼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충성을 서약하고도 세속적인 출세의 기회가 주어지면 등을 돌리는 사람은 역시 배신자입니다. 우리는 모두 유다와 같은 성정을 가지고 있는 연약한 인간들입니다.

예수님은 유다에게 많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참으로 많은 말씀을 매일 매일 하셨고 유다는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의 마음은 닫혀 있었고, 악한 탐심과 자신의 영광을 위한 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도 날마다 말씀을 듣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주님의 말씀대로 살기보다는 내 마음대로 나의 기준대로 살아갑니다. 바로 이것이 유다 가 자지고 있던 유일한 문제점이었습니다. 그 유다의 문제점이 오늘 나의 문제점 아닌가요?

무서운 일입니다.  

2000.9.27.수 믿음교회 수요예배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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