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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4.30일까지 햇볕같은집 사역을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남의 집을 빌려서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말은 그 집을 비워달라는 말을 들을 때가 아닐까요? 전세든 월세든 세를 살아본 사람들이 악착같이 빚을 내서라도 '자기집'을 사려고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목사님들이 자기 교회 건물을 갖고 싶어하는 것도 주인이 언제 비워달라고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큰 요인일 것입니다. 집을 비워달라는 말과 함께 또 무서운 말이 있는데 그것은 '세를 올려달라'는 말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법에는 세를 일정 %이상 올리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그 법을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법을 실효성 없는 사문법(죽은 법)이라고 하지요.

 

오래 전에 하나님께서 '네가 짓지 않는 집을 주리라. 그 집은 많은 사람들이 깃들어 숨을 쉬는 집이 될 것이다'는 꿈을 꾸게 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조용히 쉬었다 가는 집을 주실 것인데, 네가 짓지 않은 집, 방이 27개인 그런 집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그 꿈이 개꿈이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잊혀지고 말 것인데, 잊혀지기는 커녕 날이갈수록 점점 더 선명해지며 하나님께서 서서히 그 꿈을 향하여 저를 이끌어가시는 것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꿈에 "네가 집을 지어라!" 고 하셨다면 제가 또 열심히 돈을 모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집을 지었겠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온전히 하나님 자신이 일을 이루고 싶으신지 저에게 집을 지을 기회를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아마도 제가 노력해서 집을 지었다면 그 집을 '최용우 집' 이라면서 꽉 움켜잡고 내 맘대로 할 위험이 다분히 최용우에게 있다는 것을 주님이 모르실 리 없지요.

 

많은 교회가 깨지는 이유 중 한가지는 목회자가 탈진할 정도로 과도하게 수고를 해서 교회당을 지어놓고는 그것을 온전히 주님께 내어드리지 못하고 미련이 남아서 꽉 움켜잡고 있는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집은 잘 짓는데 활용은 잘 못합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집은 짓지 못해도 활용은 잘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서로 역할이 다른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었다고 해도 주님이 내놓으라고 하면 그냥 내 놓아야 그게 '하나님의 집'지요.

 

집을 짓는 사람이 될 것인가, 그 집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저는 후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집을 짓는 시간에 그 집을 활용할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참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하셨습니다. 그곳에서 여러가지 많은 그림들을 그려주시고 계획을 주셨는데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세를 올려달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그냥 그 공간을 나와야 될 상황이 되어 '우리를 옮겨주십시오' 하고 절박하게 기도했는데도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오랫동안 들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그 공간에 대한 어떤 부분에 개입하시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뜻임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결국 아무 소망이 보이지 않자 하나님께서는 그 자체를 흩어버리시더군요.

 

또 다른 곳으로 인도함을 받았습니다. 제가 꿈에서 보았던 '네가 짓지 않은 집'과 비슷한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우리는 어떤 것을 소유하지 않고 '포기'하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별 어려움 없이 포기가 되었습니다. 공부를 잘 해서인지 다른 곳으로 옮겨주시기를 기도했더니 순식간에 '응답'이 와서 금방 옮겼습니다. 1주일만에 집을 구하고 이사하고 짐 정리하는 것까지 마무리를 했을 정도입니다.
 
이곳 용포리에 와서는 하나님께서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공간을 기적적으로 주셨습니다. 비가 오면 비도 새고, 지붕의 흙도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 허름한 집이었는데 임대를 하여 정성껏 꾸몄습니다. 그곳이 바로 '햇볕같은집'입니다. 아내가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햇볕같은집을 예쁘게 가꾸었고 꾸준히 좋은 분들이 '숨어'있다가 가셨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방문객 사역을 중단하고 잠깐 비워두었더니 좋은이의 친구들이 마치 아지트처럼 사용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학생들이 모여서 기도하고 찬송하고 수다를 떨고 잠도 자는 공간으로 너무 귀하게 쓰임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꽃방'이라고 부르며 너무 잘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빌려서 사용하는 공간에 대한 가장 무서운 말은 그 집을 비워달라거나 세를 올려달라는 말입니다. 그 말은 그 공간에 대한 아킬레스건 같은 것이고 저에게도 가장 가슴아픈 말입니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라는 말씀이 시편 11편에 나옵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의를 행하려고 하면 사탄은 언제나 그의 아킬레스건을 건들어버립니다. 그리고 "터가 무너지게 되었는데 어떻게 의를 행할 수 있느냐 의를 행하는 것은 잠시 뒤로 미루고 터부터 닦아야 하지 않겠느냐" 하고 부추기는 게 사탄의 수법입니다.

 

이렇게 정성껏 가꾸어서 멋진 집을 만들었는데, 집 주인이 세를 올리든지 집을 비워달라고 하네요. 사탄은 우리가 그 말에 신경을 쓰고 고민을 하고 화를 내고 "왜 이러시냐고 막 따지라"고 부추깁니다. 공간에 대한 권리주장을 하라고 유혹합니다. "하나님, 여기에 들인 시간과 정성과 물질은 어떻게 합니까? 하나님이 계시다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지겨 주셔야 하는게 옳지 않습니까?" 하면서 무능한 하나님을 막 원망하라고 집요하게 속삭이네요.

 

하하 그러나 저는 두어 번 경험을 통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는 압니다. 그리서 두 말 하지 않고 "알겠습니다. 다른 세입자를 구해보시지요" 하고 재계약을 포기했습니다. 순간 당황하더군요. 여기에 들인 정성만큼 세를 올려주고서라도 계속 사용하겠다고 매달릴 줄 알았나 봅니다. 나중에는 여러번이나 그냥 살아달라고 사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년동안 '햇볕같은집'공간을 잘 사용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무료로 운영하다보니 매월 임대료와 운영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갔습니다. 쉼공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입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사람들이 쉬기 위한 공간은 좀 더 시설이 좋아야 한다는 것 등등....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치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사탄이 뭐라고 위협을 하고 유혹을 해도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이 가라 하면 가고, 멈추라 하면 멈추고, 내놓으라 하면 내놓고, 취하라 하면 취하고... 저는 하나님께서 이보다 훨씬 더 좋은 공간을 이미 허락하신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공간을 잘 활용하기 위한 훈련을 시키시고 계신 것을 또한 믿습니다.

 

햇볕같은 집 안녕....
지난 2년동안 우리의 소중한 아지트가 되어 주어서 고마워....

201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