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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버스 교회 광고 유감

김필곤 목사............... 조회 수 2673 추천 수 0 2011.05.01 23: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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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버스 교회 광고 유감

프랭크 프레스브리가 쓴 '광고 역사' 책에는 '로젯타의 돌(The Rosetta Stone)'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돌은 나폴레옹의 군대가 이집트를 침공했던 18세기 말년에 서양인들이 로젯타라고 이름 지은 고을에서 발견했는데 지금은 대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돌은 기원전 196년 이집트 왕의 직위 1주년을 기념키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승려들의 총회 의결을 기록한 것인데 그 내용이 왕의 업적을 칭송하는 선전문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젯타의 돌은 광고사를 이야기 할 때 초기 광고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광고의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고려시대의 수도이던 개성에 간판이 있었다 하고 신문에 실린 최초의 광고는 1886년 2월 22일 한성주보 제 4호에 실린 광고주가 독일 무역상인 "세창 양행" 광고였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신문을 보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서는 차에 부착된 광고를 보고, 저녁에 귀가해서는 T.V를 보며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엄청난 양의 광고를 반복적으로 접하며 광고의 노예화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광고는 인간의 노동 생산력보다 훨씬 더 높은 이윤과 가치를 가진 생산수단이 되었습니다. 계속된 광고 앞에 자신의 정체성과 비판능력을 상실하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9.11 테러 사건 이후 가장 부각된 인물은 빈라덴이라는 사람일 것입니다. 매일 쏟아내는 뉴스는 그를 이슬람권에서는 영웅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부각된 인물은 줄리아니 뉴욕 시장이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얼굴 들어내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유명인사가 되게 되어 있는 것처럼 광고는 상품 판매의 결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연구 개발비의 6배를 사용하여 자신들의 상품을 선전하기 위해 소비자와 브랜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광고를 통해 상품을 팔고자 하는 측은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상품을 높은 값에 팔고자하고 다른 한 쪽은 될수록 질 좋은 상품을 값싸게 사고 자하는데 광고는 그 전쟁에서 판매자 측의 효과적인 전쟁도구입니다. 그러므로 이익을 추구하는 자들이 공익성을 해치지 않고 허위 과장이 없다면 어떤 매체를 통해서 광고를 하여도 시비 거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비영리성을 가지고 있는 단체나 자본을 신으로 숭배하는 자본주의 폐단을 논박하고 박애,사랑, 희생, 자비 등의 가치를 구현하는 종교단체들이 상업성 광고를 할 때는 그것을 곱게 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요즈음 모 교회의 광고문이 노선 버스 옆구리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00 교회를 소개하는 이동식 거리의 간판이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신선하였습니다. "교회도 저렇게 선전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도 마음이 개운치 않았습니다. 교회는 결코 상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구멍가게 교회 백화점 교회가 있을 수 없습니다. 교회는 교회를 선전함으로 성도의 수라는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그리스도의 뜻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인간의 연약성과 상업성, 성공지향성, 출세주의로 교회 브랜드화, 교회 상업화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교회의 브랜드화는 입소문과 기독교 언론 매체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특정 출판사나 언론이 특정 교회 프로그램이나 목회자의 책을 베스트 셀러로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하였고 그 교회와 목회자는 인지도 상승과 대형화라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모 교회의 노선 버스 옆구리 간판은 적극적으로 개 교회가 자신의 교회를 상품화한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시도인 것 같습니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미숙한 디자인으로 자신의 차에 장식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들의 광고는 교회 브랜드보다는 신앙의 정열에 의한 전도적 메시지였으나 노선버스 간판은 교회 상품화을 추구하는 상업적 광고인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상업적 광고의 목적은 상품, 서비스, 아이디어 등의 판매를 촉진시키는 데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상품, 서비스 등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고 고객의 수요를 창출하는 동시에 계속해서 사용하도록 하여 신뢰도와 충성심을 형성·유지시켜 주는 것이 광고입니다. 광고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광고 속에는 전술과 전략을 담습니다. 갖가지 형태의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풍요로움과 안락함의 가상은 소비자의 의식을 마비시켜 소비를 확대시키는 동시에 무한한 욕구의 길을 엶으로써 광고의 목적을 성취합니다. 유행을 만들기도 하고, 허위 욕구, 상상된 욕구들을 인위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현실생활에 대하여 최대한의 불만을 느끼게 하여 불만의 대리용품으로 상품을 소비하게도 합니다. 교회는 교인 규모 혹은 목회자 인지도나 프로그램으로 헌팅하는 종교 상품도 아니고 충성스런 고객을 마케팅하는 곳도 아닙니다. 한 지역에서 죽어 가는 영혼을 살리는 구원의 방주이며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채찍을 들고 성전에서 장사하는 장사꾼들을 향해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강도의 굴혈을 만들지말라"는 예수님께서 지금도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눅 14:27)"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노선 버스 교회 광고 유감/김필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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