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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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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가을밤 달빛에 취하고 단풍에 물들고…
전남 담양군 용면과 전북 순창군 복흥면을 걸쳐 둥지를 튼 추월산(秋月山·731m).
전남 담양군 용면과 전북 순창군 복흥면을 걸쳐 둥지를 튼 추월산(秋月山·731m).
산세가 급하고 기암괴석이 많아 언뜻 악산처럼 보인다. 등산객들은 그러나 다가가면 어느 명산 못지않게 ‘포근한 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초보자도 오를 수 있는 높이여서 사시사철 등산객들이 몰린다. 남쪽 담양읍에서 바라보면 스님이 누워 있는 모습과 닮아 ‘불심(佛心)’을 키우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
추월산은 전체가 전남도 기념물 제4호로 지정돼 있다. 추월산은 이름에서부터 가을 냄새가 잔뜩 묻어난다. 가을밤 산꼭대기에 보름달이 걸려 좀체 기울어지지 않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을 추월산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거대한 담양호가 받쳐줘 계절 분위기를 더욱 살려낸다. 낮에는 만산홍엽의 산 그림자가 호수에 빠져 물빛이 원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하다. ‘단풍산’으로 널리 알려진 인근 내장산보다 단풍이 더 곱고 아기자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밤이면 산 능선을 비껴 떠 가는 달이 시심(詩心)을 자극한다. 초승달·보름달·그믐달과 호수가 빚어내는 정취는 압권이다. 그래서 추월산을 가을에 찾는 관광객은 ‘무박2일’의 유혹을 피할 수 없다. 관광업계에서는 해마다 주저하지 않고 ‘10월에 가고 싶은 산’으로 추월산을 꼽는다.
곳곳에 볼거리도 많다. 해발 650m 지점, 깎아지른 절벽에 제비집이 얹힌 듯 자리한 사찰 보리암(菩提庵·문화재 자료 제19호)은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곳이다.
가을 추월산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거대한 담양호가 받쳐줘 계절 분위기를 더욱 살려낸다. 낮에는 만산홍엽의 산 그림자가 호수에 빠져 물빛이 원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하다. ‘단풍산’으로 널리 알려진 인근 내장산보다 단풍이 더 곱고 아기자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밤이면 산 능선을 비껴 떠 가는 달이 시심(詩心)을 자극한다. 초승달·보름달·그믐달과 호수가 빚어내는 정취는 압권이다. 그래서 추월산을 가을에 찾는 관광객은 ‘무박2일’의 유혹을 피할 수 없다. 관광업계에서는 해마다 주저하지 않고 ‘10월에 가고 싶은 산’으로 추월산을 꼽는다.
곳곳에 볼거리도 많다. 해발 650m 지점, 깎아지른 절벽에 제비집이 얹힌 듯 자리한 사찰 보리암(菩提庵·문화재 자료 제19호)은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곳이다.
용이 승천하는 형상을 갖춘 가마골 용소는 4단 폭포로 영산강의 발원지다.
이 절에 얽힌 전설은 보리암이 ‘작지만 큰 절’임을 알려준다. 지눌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나무로 만든 매 3마리를 날려 절터를 잡았다고 한다. 호남의 대사찰인 송광사(순천)와 백양사(장성)도 인근에 있다.
보리암 아래에는 임진왜란 때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부인 흥양 이씨가 왜군에게 쫓기다 절벽에서 뛰어내려 순절(殉節)한 터가 보존돼 있다. 그를 기리는 비문이 바위에 새겨져 전해내려 온다. 동학혁명 때는 세상 바꾸기를 꿈꾸던 농민군들이 관군과 일본군에 맞서 처절한 전투를 펼쳤고, 6·25 전후로는 ‘빨치산’의 활동 공간이 되기도 했다.
산림이 잘 보존돼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솟아 있는 송림·참나무·느릅나무·단풍나무가 지천이다. 등산로를 따라 이들 나무가 울창한 터널을 이뤄 여름철 등산이 한결 수월하다.
봄철 산기슭에 어우러져 활짝 핀 진달래와 벚꽃을 먼 발치에서 보면 꽃마차 행렬을 이룬 듯하다. 곳곳에 산대나무 군락을 볼 수 있고, ‘추월산란’도 자생한다.
추월산에 들어오면 영산강의 시원(始源)인 가마골 용소를 지나칠 수 없다. 용소는 마치 용이 승천하기 위해 꿈틀거리는 형상을 한 4단 폭포다. 암벽에 부딪친 물살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며 솟구치는 모습이 발길을 잡는다.
등산을 마치고 짬이 나면, 담양 읍내로 나와 대나무숲 공원인 ‘죽녹원’, 단골 영화촬영장으로 소문난 ‘메타세쿼이아길’, 그리고 성산별곡·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 등 주옥 같은 가사문학을 꽃피워낸 정자(송강정·소쇄원·식영정 등)도 들러볼 만하다. (관리사무소 061-380-3492)
담양에서 출발하면 편해
아침 담양호 ‘물안개 세상’
보리암 아래에는 임진왜란 때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부인 흥양 이씨가 왜군에게 쫓기다 절벽에서 뛰어내려 순절(殉節)한 터가 보존돼 있다. 그를 기리는 비문이 바위에 새겨져 전해내려 온다. 동학혁명 때는 세상 바꾸기를 꿈꾸던 농민군들이 관군과 일본군에 맞서 처절한 전투를 펼쳤고, 6·25 전후로는 ‘빨치산’의 활동 공간이 되기도 했다.
산림이 잘 보존돼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솟아 있는 송림·참나무·느릅나무·단풍나무가 지천이다. 등산로를 따라 이들 나무가 울창한 터널을 이뤄 여름철 등산이 한결 수월하다.
봄철 산기슭에 어우러져 활짝 핀 진달래와 벚꽃을 먼 발치에서 보면 꽃마차 행렬을 이룬 듯하다. 곳곳에 산대나무 군락을 볼 수 있고, ‘추월산란’도 자생한다.
추월산에 들어오면 영산강의 시원(始源)인 가마골 용소를 지나칠 수 없다. 용소는 마치 용이 승천하기 위해 꿈틀거리는 형상을 한 4단 폭포다. 암벽에 부딪친 물살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며 솟구치는 모습이 발길을 잡는다.
등산을 마치고 짬이 나면, 담양 읍내로 나와 대나무숲 공원인 ‘죽녹원’, 단골 영화촬영장으로 소문난 ‘메타세쿼이아길’, 그리고 성산별곡·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 등 주옥 같은 가사문학을 꽃피워낸 정자(송강정·소쇄원·식영정 등)도 들러볼 만하다. (관리사무소 061-380-3492)
담양에서 출발하면 편해
아침 담양호 ‘물안개 세상’
추월산 등산은 전남 담양 쪽에서 시작하는 것이 편하다. 산행은 담양호 호수가인 월계리 국민관광단지에서 출발한다. 제1~4 등산로가 잘 정돈돼 있다. 산 정상까지는 최장 1.4㎞를 올라야 한다. 3시간 남짓 걸린다.
널찍한 주차장은 지나 서남쪽으로 10분쯤 걸으면 만나는 삼거리에 제1등산로(오른쪽)와 제2등산로(왼쪽)가 나있다.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모두 바윗길이 많고 급해 녹록지 않다. 오르막길에 자신이 없으면 그나마 쉬운 제2등산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풍광이 좋고, 보리암이 자리한 제1등산로를 오른 뒤 제2등산로를 통해 내려오는 것이 좋다. 호수 때문에 바위에 습기가 많아 미끄러지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제1등산로를 따라 40여분 오르면 더욱 가파른 바윗길이 나타난다. 4m에 이르는 철계단 2곳을 계속 타고 치솟으면 쉼터인 사자바위와 신선대가 나온다. 신선대에서 왼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르면 곧 보리암이다.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제비집처럼 걸려있는 모습이 탄성을 자아낸다. 다시 트인 길을 300m가량 오르면 보리암 상봉(691m). 이곳에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약수터가 있다.
잠시 목을 축인 뒤 30여분을 더 오르면 비로소 정상이다. 여기서부터는 사방이 모두 트여있고 능선길이어서 등산이 수월하다. 호남고속도로나 88고속도로를 타고 담양읍으로 들어온 뒤 국도 29호선을 따라 12㎞쯤 북쪽으로 달리면 추월산 자락이 나온다.
북쪽인 순창 쪽에서 오르는 등반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호남고속도로 내장산IC를 나와 백양사 삼거리에서 직진, 복흥면 소재지를 거쳐 지방도 897호선을 타고 내려오면 산등성이 밀재가 나온다. 정상까지는 1시간 거리로 담양호쪽 등반길보다 편하다. 아침 일찍 오르면 담양호의 물안개와 동남쪽 금성산성 너머로 솟아오르는 해돋이가 인상적이다. 봄철엔 약수인 고로쇠물이 많이 나고, 겨울철엔 담양호의 빙어 맛이 일품이다.
<담양 | 배명재기자 ninaplus@kyunghyang.com>
널찍한 주차장은 지나 서남쪽으로 10분쯤 걸으면 만나는 삼거리에 제1등산로(오른쪽)와 제2등산로(왼쪽)가 나있다.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모두 바윗길이 많고 급해 녹록지 않다. 오르막길에 자신이 없으면 그나마 쉬운 제2등산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풍광이 좋고, 보리암이 자리한 제1등산로를 오른 뒤 제2등산로를 통해 내려오는 것이 좋다. 호수 때문에 바위에 습기가 많아 미끄러지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제1등산로를 따라 40여분 오르면 더욱 가파른 바윗길이 나타난다. 4m에 이르는 철계단 2곳을 계속 타고 치솟으면 쉼터인 사자바위와 신선대가 나온다. 신선대에서 왼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르면 곧 보리암이다.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제비집처럼 걸려있는 모습이 탄성을 자아낸다. 다시 트인 길을 300m가량 오르면 보리암 상봉(691m). 이곳에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약수터가 있다.
잠시 목을 축인 뒤 30여분을 더 오르면 비로소 정상이다. 여기서부터는 사방이 모두 트여있고 능선길이어서 등산이 수월하다. 호남고속도로나 88고속도로를 타고 담양읍으로 들어온 뒤 국도 29호선을 따라 12㎞쯤 북쪽으로 달리면 추월산 자락이 나온다.
북쪽인 순창 쪽에서 오르는 등반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호남고속도로 내장산IC를 나와 백양사 삼거리에서 직진, 복흥면 소재지를 거쳐 지방도 897호선을 타고 내려오면 산등성이 밀재가 나온다. 정상까지는 1시간 거리로 담양호쪽 등반길보다 편하다. 아침 일찍 오르면 담양호의 물안개와 동남쪽 금성산성 너머로 솟아오르는 해돋이가 인상적이다. 봄철엔 약수인 고로쇠물이 많이 나고, 겨울철엔 담양호의 빙어 맛이 일품이다.
<담양 | 배명재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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