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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숲, 한국의 명산](70)경북 문경 희양산

자료공유 최용우............... 조회 수 781 추천 수 0 2011.05.05 15: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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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백두대간의 ‘단전’… 하늘 떠받친 암봉

희양산은 문경새재에서 속리산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에 우뚝 솟아 있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산중턱에서 정상쪽으로 암벽을 두르고 솟아 있어 마치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처럼 보인다. 희양산은 백두대간의 ‘단전’ 부분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인지 화강암 바위들로 이뤄진 해발 999m의 암봉은 멀리서 봐도 단단한 기운이 느껴진다.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기세다. 신라 헌강왕 때 지증대사는 “스님들의 거처가 되지 못하면 도적의 소굴이 될 것”이라며 희양산 남쪽 너른 터에 봉암사를 창건, 선풍을 크게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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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암사 인근 계곡은 예로부터 ‘봉암용곡(鳳巖龍谷)’이라 불려왔다. 봉황과 같은 바위산에 용과 같은 계곡이 흐른다고 해서다. 20여리에 이르는 계곡에는 맑은 물줄기가 분재 같은 노송을 벗하며 넓은 암반 위를 힘차게 흘러내린다. 지증대사는 “산이 사방에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니 마치 봉황의 날개가 구름을 치며 올라가는 듯하고 계곡물은 백겹으로 띠처럼 되어 있으니 용의 허리가 돌에 엎드려 있는 듯하다”며 경탄했다. 봉암사에서 산길을 따라 10분쯤 오르면 가슴이 확 트이는 널따란 암반이 나타난다. 백운대다. 암반 위 집채만한 바위에는 마애보살좌상이 새겨져 있고 그 앞 너럭바위 위로는 차가운 계곡물이 세차게 흐른다. 금강산 만폭동에 견줄 만하다. 좌상 앞 반석을 돌로 두드리면 목탁소리가 난다.
 
정상은 거대한 바윗덩이들로 이뤄졌다. 남쪽 봉암사가 자리한 봉암용곡 너머로 대야산, 속리산 줄기가 솟아 있고 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을 연결시키는 장성봉과 악희봉, 민주지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동북쪽으로는 백화산, 운달산, 주흘산 줄기가 막힘없이 펼쳐져 있어 장쾌하다.

정상 못미쳐 해발 928m 지점에는 희양산성이 있다. 신라와 후백제가 국경을 다투던 접전지로 치열했던 역사가 배어있다.

희양산에 서린 역사와 정기는 봉암사가 대변한다. 문경쪽에 있는 봉암사는 희양산의 가장 넓고 깊은 터에 자리잡았다. 신라 헌강왕 5년(879년)에 창건돼 구산선문 가운데 하나인 희양산문을 이뤘다. 근대 들어서는 저 유명한 ‘봉암 결사’가 이뤄진 한국 현대불교의 ‘탯자리’다. 해방 직후인 1947년 성철, 청담, 자운스님 등이 “부처의 법대로만 살아보자”며 용맹정진한 곳이다. 이 때부터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동안 먹지도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는 것이 기본 수칙이 됐다. 수행자들이 밭을 일구고 지쳐 선방에서 졸기라도 할라치면 “밥값 내놔라, 이놈들아!”하는 성철스님의 호통이 희양산을 쩌렁쩌렁 울렸다.

1982년부터는 수행에만 정진할 수 있도록 봉암사는 물론 일대 사찰림의 일반인 출입을 금했다. 일년에 딱 한 번 부처님 오신 날만 산문을 여는 ‘비밀 수도원’이 됐다. 이날도 경내만 개방될 뿐 산길을 밟지는 못한다.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다시피 하면서 고란초, 솔나리, 까막딱따구리, 원앙 등 온갖 희귀 동식물이 모여 사는 생태계의 보고가 됐다. 백두대간 일대의 산짐승들이 주변에서 총소리가 나면 희양산으로 달려온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동식물들의 낙원이다. 2002년에는 봉암사 일대 2293㏊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다. 봉암사는 보물 등 지정문화재만 10점에 이르는 문화재의 보고이기도 하다. 지증대사의 일대기와 봉암사의 유래를 새긴 지증대사적조탑비(보물 제138호)는 10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거의 모든 글자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온전하다.

봉암사와 더 깊은 산골의 큰바위로 지붕을 삼은 월봉토굴, 용추토굴에서는 큰스님들이 ‘목숨을 건’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자연에 순응하는 뭇 생명의 낙원이면서 자연과 ‘법’을 거스르면 금방이라도 죽비와 함께 “밥값 내놓아라”는 호통은 감수해야 할 듯한 추상같은 기운이 느껴지는 산. 백두대간의 단전 부분에 위치한 희양산은 그런 모습이다.

은티마을에서 출발…가파른 비탈길 조심

희양산 산행을 하려면 충북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에서 시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희양산 남쪽에 자리한 봉암사를 기점으로 생각하지만 봉암사가 있는 문경쪽에서는 오를 수가 없다. 일대가 봉암사 사찰림이고 조계종 특별수도원인 데다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이어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은티마을에서 지름티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방법밖에 없다. 정상부 암봉은 우회해서 오른다. 비탈이 가파르고 험한 데다 바윗길이 이어져 있어 조심해야 한다. 정상 부근에서도 봉암사가 있는 남쪽 방향은 곳곳이 막혀 있다. 왕복 4시간50분가량 걸린다.

스님들이 막고 있는 문경쪽으로는 갈 수도 없지만 아예 갈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어져 등산로가 없어지다시피해 원시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새와 다람쥐는 자유로이 드나들어도 속인은 물론 일반 스님들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문턱이 높은 절집. 일년에 딱 한 번 산문을 여는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춰 봉암사 답사를 하는 것도 좋다. 신라 경순왕이 잠시 피난왔을 때 원당으로 사용됐던 극락전과 최치원이 지은 지증대사 비문, 대웅전 앞의 삼층석탑 등 천년이 넘게 희양산과 봉암사를 지켜온 ‘보물’이 즐비하다. 동방 제일의 수행 도량에서 희양산의 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희양산 주변 문경시 가은읍에는 둘러볼 거리도 많다. 가은읍 소재지 쪽에 석탄박물관과 드라마 연개소문 오픈 세트장이 있다. 문경지역의 마지막 광업소였던 은성광업소 자리에 있는 석탄박물관은 폐광을 활용, 갱도 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꾸며놓아 당시 탄광촌의 생활상 등을 실감할 수 있다. 인근에 철로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역도 있다. 조금 떨어진 완장리에는 구한말 의병을 일으킨 도창의대장 운강 이강년 선생 기념관이, 갈전리에는 견훤의 출생 설화가 얽혀있는 금하굴이 있다.

<최슬기기자 sk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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