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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봉우리 오순도순 ‘아홉 폭 병풍’ 두른듯
구병산(해발 876m)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근래 들어서다. 그동안 그 유명한 속리산의 명성에 가려 있었기 때문이다.
구병산(해발 876m)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근래 들어서다. 그동안 그 유명한 속리산의 명성에 가려 있었기 때문이다.
유명세를 타다 보니 이젠 제법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3.9㎞ 구간을 ‘충북 알프스’로 개발·홍보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구병산은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군의 속리산국립공원 남쪽 국도변에 자리잡고 있다.
마로면 적암리에서 왼쪽(북쪽)을 바라보면 뾰족뾰족한 아홉개의 봉우리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하다. 일명 구봉산으로도 불리는 구병산은 아홉개의 바위 봉우리가 병풍을 쳤다고 해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
보은에는 삼산(三山)이 있다. 지아비산(夫山)인 속리산 천왕봉, 지어미산(婦山)인 구병산, 아들산(子山)인 금적산이 그것이다.
구병산의 등산 기점은 적암이다. 적암에는 태평양과 인도양 상공 인공위성에 전파를 발사하고 수신하는 국내 최대 위성지국의 거대한 접시형 안테나 4개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오른쪽을 보면 높이 320m의 떡시루를 엎어 놓은 듯한 ‘시루봉’이 덩그러니 솟아 있다. 적암마을은 일명 사기막이라고도 불린다. 임진왜란 때 포제 이명백이 의병장 조헌 등을 위해 의병을 일으켜 사기를 크게 진작시킨 데서 유래된다. 구병산으로 가는 길목엔 대추나무와 감나무가 온 동네를 덮고 있고, 돌담으로 이어진 골목길이 아담한 시골정취를 더해 준다.
측백나무 울타리가 무성한 옛 적암초등학교(폐교)를 지나 적암마을을 거쳐 올라가면 큰 벚나무가 있다. 벚나무가 서 있는 갈림길에서 30분 정도 오르면 절터에 닿는다. 절터 축대 밑에는 당시 사용하던 우물이 있고, 뒤에는 뿌리부분에서 여러가지가 뻗어 자란 소나무(타박솔)가 수림대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구병산 일출(사진 위)과 풍혈.
동부능선을 지나 853m 봉을 오르다 보면 구병산 정상을 가지 않아도 좋을 만큼 훌륭한 경관을 볼 수 있다.
북쪽을 보면 속리산 주봉인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서쪽엔 내륙의 바다처럼 커다란 삼가저수지가, 정상 바로 아래를 굽어보면 장수마을인 구병리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주능선을 오르기 전 왼쪽을 바라보면 옛날 신선들이 장기를 두며 놀았다는 깎아지른 듯한 벼랑 위에 10㎡ 정도의 큰 바위가 있는데 이를 신선대라고 한다.
동쪽으로는 경북 상주의 봉황산이, 서남쪽으로는 아들산인 보은 삼승면 소재 금적산이 보인다. 구병산 등산은 대개 853m 봉에서 하산한다.
가파른 계곡을 향해 그대로 내려오거나 남쪽 능선길로 내려오다 암자터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853m 봉에서 1㎞ 서쪽에 있는 정상을 오른 후 남쪽 능선길로 하산하는 종주 코스도 해볼 만하다.
구병산 정상에서 구병리, 서원리 방향으로 100여m 내려오다 보면 우리나라 3대 풍혈의 하나인 구병 풍혈 3곳을 접할 수 있다. 이 풍혈은 2006년 등산객에 의해 발견됐다.
또 이곳에서 구병리 방향으로 내려오다 중간지점에 이르면 동굴형 풍혈을 접한다. 한겨울에는 20여도의 온도차를 느끼게 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비경 감상·정글산행 등 테마별 구간 4곳 개발
구병산을 유명하게 만드는 데는 ‘충북 알프스’가 한몫했다.
충북 알프스 종주 코스는 장안면 서원리를 출발해 구병산 정상(8.5㎞)~구병산 신선대(2㎞)~장고개(5.2㎞)~형제봉(6.5㎞)~천왕봉(7.1㎞)~비로봉(1.2㎞)~신선대(1.1㎞)~문장대(1.1㎞)~관음봉(2㎞)~묘봉(3.9㎞)~상학봉(1.3㎞)~충북 알프스 종점(4.0㎞)에 도달한다.
충북 알프스 테마 구간 4곳도 개발됐다. △자연경관, 사계절을 감상하는 코스로는 충북 알프스 출발지점~구병산 정상~구병산 신선대~장고개(8시간 소요) △정글 산행 또는 편안한 휴식 코스로는 장고개~721봉(백두대간 합류길)~형제길(4시간 소요) △자연의 신비, 비경감상 코스로는 천왕봉~비로봉~신선대~문장대(2시간 소요) △자연의 숨결을 느끼는 등반 코스로는 문장대~관음봉~묘봉~상학봉~충북 알프스 종점(3시간30분 소요) 등이다.
구병산 주변 10㎞ 정도 거리에는 갖가지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아름다운 자연과 시설물이 조화를 이룬 서당골관광농원과 서원·만수계곡, 삼가저수지가 발길을 잡는다. 또 계곡 위주로 자리잡고 있는 99칸의 선병국 고가를 비롯해 역사의 산교육장인 삼년산성 등 문화유적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충북 최초의 사액서원인 상현서원, 정이품송과 내외지간인 서원리 소나무, 신라의 양식을 띠고 있지만 고려시대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원정리삼층석탑도 둘러볼 만하다.
산행을 하다 보면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된 토골사터도 볼 수 있고, 절터 앞뒤로는 수백년된 참나무도 만날 수 있다. 청원~상주고속도로가 개통돼 접근이 쉬워졌다. 버스는 상주나 보은행을 타고 가다 마로면 적암리 휴게소에서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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