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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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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강 에덴 동산> 2001.6 (통권69호)
소금이 많으면 오히려 소태가 되지
최 용 우 전도사 (어부동 갈릴리마을 들꽃편지 발행인)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마태복음5:13-14)
두 눈 크게 뜨고 줄을 그은 부분을 한번 잘 보세요.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라'는 말이 아니고 이미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고 세상의 빛이다'고 확정지어서 말했습니다. 여기서 '너희'는 모든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앞에 나오는 팔복의 성취자임은 물론이요 의를 인하여 살고 있는 나를 인하여(마5:11 예수 그리스도)사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영어성경을 보면 '너희는'을 흔치 않게 대문자로 시작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런 사람을 향하여 '소금이요 빛이다' 고 했습니다. 그런데 답답하게도 대부분의 설교자들이 위의 말씀을 엉터리로 가르치고 설교를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인의 특성을 소금으로 비유하셨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소금이 맛을 내며 또한 방부제로 쓰이듯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서, 또는 세상에 빛과 소금처럼 본이 되는 삶을 살아서 이 세상을 윤택하게 하고 부패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들 합니다. 결국 그러한 해석의 결론은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는 쪽으로 내려집니다. 그러나 그러한 설명은 아주 그럴 듯 하지만 설교가나 주석가 자신도 질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성도들에게 잔뜩 지워주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늘도 그 설교를 듣고 아직 8복의 의미도 모르고 8복의 삶도 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되지도 않을 세상의 소금이 되기 위하여 애를 쓰는 헛일을 하고 있음을 생각하니 답답합니다.
너희는 소금과 같은 존재이니 소금의 역할을 하라고 성경은 말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성경은 ‘너희가 소금이다’라고 말씀하고 있을 뿐입니다. 소금은 당연히 소금 역할을 하게 되어 있고 저절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존재가 소금이지 역할을 소금처럼 하라는 말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뜻을 찾기 보다는 자기의 머리속에 이미 입력되어 있는 소금의 특성이나 현상, 소금에 대한 이미지가 불쑥 튀어나와 '우리도 세상의 소금이 되자' 뭐 이딴 말이나 하는 것입니다. 소금의 화학적 성격과 그것의 역할을 방부제의 성격이 어떻고 하는 식으로 접근하다가는 그 본문에 자기의 의미를 주입해서 설명하고 적용하려는 자기식 성경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성경은 소금의 특성을 어떻게 이야기 하는지 귀를 기울여 보아야 합니다.
'...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하시니라' (막 9:48~50) 여기서 소금은 심판적 상황의 묘사와 동시에 화목의 요소로 사용되고 있는데 소금의 맛은 짜게 하는 것이요, 그 짜게하는 맛은 화목과 관련지어서 쓰여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너희 중에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소금이 좋은 것이나 소금도 만일 그 맛을 잃었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땅에도 거름에도 쓸데없어 내어버리느니라 '(눅 14:26~25) - 소금의 맛, 화목케 되는 길은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버리라는 것에 있습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능히 그의 제자가 될 수 없으니 이것은 구약에 나타나는 소금 언약에서 확실하게 증거됩니다. 히브리어로 소금은 '멜라흐'이고 명사형으로는 27회 정도 쓰이고 있고 동사로 '말라흐' 4회, '믈라흐' 형태로 3회 쓰입니다. 주로 심판과 관련해서 롯의 처의 경우(창 19:26)가 그렇고 언약과 관련된 제물에서 쓰이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띕니다.(레 2:13, 민18:19, 대하13:5, 겔43:24). '네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 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을 네 소제에 빼지 못할지니 네 모든 예물에 소금을 드릴지니라'(레 2:13, 겔 43:24 참조)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거제로 드리는 모든 성물은 내가 영영한 음식으로 너와 네 자손에게 주노니 이는 여호와 앞에 너와 네 자손에게 변하지 않는 소금 언약이니라'(민 18:19)
성경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금의 역할, 이스라엘의 풍속에 스며있는 소금의 어떠함을 들여다 보면 성경이 말하는 소금의 의미는 단순히 음식의 조미료적 역할, 그래서 부패를 방지하고 도덕회복 운동의 모범적 역할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소금은 성결케 함이요, 나누는 역사요, 언약에 참여하는 자들의 분명한 예식입니다.(출 30:35). 소금은 산자를 살게하고 죽은 자를 죽게합니다. 그것이 성경적 소금의 역할이요, 의미입니다. 소금은 죽어야 할 요소를 철저히 죽게하고 동시에 살아야 할 것은 생동력 있게 살게 합니다. 소금은 심판과 부활을 이루게 합니다.
그러므로 아무나 소금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너희’가 소금입니다. 바로 8복의 내용대로 버릴 것이 버려지고 그리스도로 다시 산 자‘너희’인 것입니다. 버려야 할 것을 도리어 취하는 것이 福이나 되는 것 인양 성경 몇 구절 암송하면서 예수 믿고 복받으라고 소리치는 것이 소금의 역할인 줄 알면 큰 오산입니다.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것은 그러한 것을 말함이 아닙니다. 곧 소금인 너희가 소금의 맛을 내는 것이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소금의 소금 역할입니다. 소금언약이 성취된 그의 신분은‘너희는 소금이다’할 때의 소금이 됩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소금이 되기 위해 아무리 세상의 도덕군자가 된다해도 부질없는 일이고 소금이 될 수도 없고 , 뭘 알지도 못하면서 세상 가운데 소금이 되라고 설교하고 가르치는 웃기지도 않은 일들을 이제는 그만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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