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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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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njoy.co.kr/rnews/synthesis-1.asp?cnewsDay=20020813&cnewsID=1 꽃시계와 꽃반지
농어촌 어린이들의 보이지 않는 어려움
▲ 미안하고, 안스러운 마음... 눈물이 나려는 마음을 감추며 꽃시계 하나 만들어 채워 줍니다.
농어촌 학교에 학생수가 감소하여 통합되고 폐교되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좋은이도 작년까지 같은 반 친구가 3명뿐인 산골학교 유치원에 다녔는데, 올해 크게 무리를 해서 대전에 있는 초등학교로 원정 입학을 시켰습니다.
친구가 많아져서 좋기는 하지만 문제는 한시간에 한 대뿐인 버스를 타고 40분 동안이나 혼자서 꼬불꼬불 학교에 가고 또 끝나면 돌아와야 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돌아올 때가 되었는데 어째 늦는 좋은이를 정류장까지 마중 나갔더니 종점식당 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거 집이 딸 이름이 머여... 아까 농산시장 갔다가 오는 길에 판암동에서 아가를 봤는데, 차가 오는 줄도 모르고 정류장에 쪼그리고 앉아 있더라니꺄~ 차가 신호등에 걸려 서 있는디... 이름을 알아야 부르제... 날씨도 더운디..."
좋은이는 한시간 동안 더 기다려 다음 차를 타고 들어왔습니다. 햇볕에서 차를 기다리니 머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어지러워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업어달라고 했습니다.
약국 안에 있는 시계를 보고 있는데 깜빡 한눈을 파는 사이에 버스가 지나가 버렸답니다.
"어쩌면 좋으냐... 어쩌면... 약국 안에 있는 시계 보려고 발돋움 하다가 차 놓쳤구나... 어른도 차 한시간 기다리려면 짜증나고 힘든데..."
좋은이를 업고 내려오다가 클로버꽃이 양탄자처럼 깔려있는 언덕에 잠시 앉아 쉽니다. 그리고 미안하고, 안스러운 마음... 눈물이 나려는 마음을 감추며 꽃시계 하나 만들어 채워 줍니다.
"담에 아빠가 대전 나가면 진짜로 돌아가는 어린이 시계 사 줄게."
시계 사 준다는 말에 뛸듯 좋아하며 반지도 만들어 달라는 좋은이에게 꽃반지도 하나 만들어 채워 줍니다.
최용우 (2002-08-13 오후 7: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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