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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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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동생의 결혼식 잔치 음식을 준비하던 아내가 고기를 잘게 썰기 위해 칼을 찾았습니다.
"어머니, 고기를 잘게 썰 수 있는 칼 어디 있어요?"
"쩌그 빼깐에 있는디"
"네? 뭐라구요?"
"아따, 빼깐에 있당께."
아내는 빼깐이 무슨 말인지 몰라 한참 헤매다가 결국 제게 살짝 물어왔습니다.
"찬장 서랍을 전라도 에서는 빼깐이라고 해"
차를 타고 결혼식장으로 가는 도중 광주시내에 접어들자마자 차가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차 안에서 지루해 하시던 김미례 권사님이 밖을 내다보시다가 뭔가를 발견하시고는 소리치셨지요.
"씨래기 차대기 궁굴어 댕긴다!"
전리도 사람들은 일제히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뭔가를 보며 깔깔대고 웃었으나, 충청도 사람인 아내는 무슨 말인지 몰라 멍 하게 있다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내다보고서는 겨우 알아차렸습니다. 청소차에서 떨어진 듯한 쓰레기 자루 하나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들꽃편지],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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