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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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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면 받아와! 표창장은 좋은 것이야
표창장 받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좋은이가 실컷 놀다가 생각난 듯 가방에서 부스럭거리며 무엇인가를 꺼내 보여줍니다.
"그런데 오늘요, 할아버지 선생님이 이런 종이를 주셨는데 '표창장'이 뭐예요? 왜 이런 것을 다른 친구들은 안주고 저 한테만 줘요? 언니들은 할아버지 선생님 방에 가서 받는 거 텔레비전에 나오고, 일학년들은 선생님이 대신 준데요"
좋은이는 교장 선생님을 할아버지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요즘은 운동장에 모여 월요조회를 하지 않고 각 교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보면서 한다고 합니다.
표창장
선행상 - 1학년 4반 최좋은
위 어린이는 평소 언행이 바르고 착한 일에 앞장서 실천하였으므로 이를 표창함
-2002.10.14 판암초등학교장 권용재
"그런데, 아빠, 이거 받으면 좋은 거예요?"
평소에도 '공부는 왜 해요?' '믿음이 무엇이어요?' 무지무지 심오한 질문을 해서 아빠를 곤란하게 만들더니 상장을 받아와서 이거 왜 내가 받았느냐고 묻는 좋은이.
"좋은이가 이 상장을 왜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 상장을 받을 자격이 있는거야. 착한 일을 하면서 '나 착한 일 합니다'하고 자랑하고 떠드는 것은 사람들에게 잘 보여서 상을 타려고 그러는 것이기 때문에 옳은 일이 아니거든. 좋은이처럼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사람들이 안 보는 것 같아도 다 보고 이렇게 상을 주는 거야.... 어쩌고 저쩌고..."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멋지고 근사란 말을 해줘야 할텐데... 어째, 횡설수설...어렵게 키워 놓았더니, 그래도 실망시키지 않고 상장을 받아 온 딸내미가 대견스러워 목이 메입니다.)
누군가가 어른들 중에서도 '언행이 바르고 착한 일에 앞장서 실천'하는 사람들 유심히 봐 두었다가 이렇게 표창장을 준다면 참 신날 것 같습니다. 표창장을 받는 사람들이 어른이든 어린이든 많이 많이 나온다면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가 되겠지요?
"아빠,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임마! 모르면, 그냥 주는 대로 받어. 좋은 것이니까"
최용우 (2002-10-21 오후 3: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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