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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안에서

이주연 목사............... 조회 수 9637 추천 수 0 2011.06.05 09:50:46
.........

교도관으로 생활하며

수많은 수감자를 만나다 보니

웬만한 사건 사고에는 놀라지 않을 정도로 대범해졌다.

하지만 유독 긴장되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신입 사동에 근무할 때다.

 

신입 사동은 수감자가 3일 정도 머무르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죄를 저지른 외국인도 이곳으로 온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얼마나 두려울까?

하지만 구치소가 떠나갈 듯

소리치며 눈물을 뚝뚝 흘리면 정말 당혹스럽다.

 

얼마 전에 만난 모로코 수감자가 그랬다.

자기는 한국에 친구도 없고, 고국에 있는 부모님은 연로해서

이 사실을 알면 놀라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콩글리시로

"여기서만큼은 내가 친구고 부모니까 너무 두려워 말라"

라고 더듬거리며 전했다.

 

그러자 그는 퉁퉁 부은 눈으로 한참 동안 하소연했다.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고개를 끄덕여 주니 고마워했다.

 

다음 순찰을 돌 때, 대성통곡은 사라지고

코고는 소리만 들려왔다.

언제 소동이 있었냐는 듯

세상 모르게 자는 그를 바라보며

담장 밖보다 담장 안에서

친구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에서 수감자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존재는 교도관이니까.

그럼에도 수감자들을 늘 따듯하게 대하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서신 가족이신 김인숙 님께서 보내 주셨습니다.

좋은 생각 2010 6월호, 홍원태 님의 "담장 안에서">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어떤 경우에도

변함없는 신실함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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