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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선택

김필곤 목사............... 조회 수 3603 추천 수 0 2011.06.21 13: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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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선택

 

산 골 조그마한 마을에 정담 교회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칭찬을 많이 받던 목사가 자신의 고향에 내려 와서 교회를 세웠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다 도시로 떠났고 노인들만 사는 마을입니다. 누군가가 이 마을 이름을 정담 마을이라고 붙였는지 모르지만 그 마을 이름을 따서 정담교회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 목사는 이곳에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가난하여 학교를 다닐 수 없어 무조건 집을 떠나 상경하였고 서울에서 궂은 일을 하며 떠돌아 다녔습니다. 그러다 봉제 공장에 취직을 하여 미싱사 시다를 하였는데 다행이 사장을 잘 만나 사장의 도움으로 야간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성실히 일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하였고 사장의 딸과 결혼도 하였습니다. 사장은 교회의 장로로 아주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주일이면 공장의 문을 닫았고 월급은 다른 회사 보다 훨씬 많이 주었습니다. 어떤 직원도 인격적으로 대해 주었습니다.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장학금을 지원하며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온 아이들이 사장을 마치 친 아버지처럼 따랐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회사 직원들은 모두 사장님을 따라 교회에 나갔습니다. 사장은 큰 교회에 나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작은 교회를 찾아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가서 열심히 일하며 사람들을 예수 믿게 하여 교회를 성장시켰습니다. 그리고 교인들이 300여명쯤 되면 다시 작은 교회를 찾아 떠났습니다. "교회는 사업이 아닙니다. 교회는 가족같은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식구가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듯 교회 교인들도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이름을 알고 위하여 기도해 주고 삶을 함께 나눌 만한 사람의 모임이어야 합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조직이 생기게 되고 그곳에는 정치가 개입됩니다. 사람을 인격으로 대하는 것보다는 기업의 제품처럼 대하게 되어버립니다."

그가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었습니다. 사장은 자신의 사위에게 목회를 할 것을 권했습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닮은 목사가 되어 주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직장을 그만 두고 신학대학원에 진학하여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장인의 영향력을 많이 받았습니다. 진정 주님이 원하는 교회가 어떤 교회인가에 대하여 고민하였습니다. 사업으로 하는 목회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고 생명을 존중히 여기고 생명의 질을 높이는 목회를 꿈꾸었습니다.

다행이 교회를 개척하였는데 장인이 교회를 지을 수 있는 땅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조립식 건물을 짓고 교회를 시작했는데 일주일 이면 20여 명씩 등록을 하였습니다. 신도시에 막 입주하는 교인들이 이미 지어진 교회에 몰려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상가에 개척한 교회도 많은데 그곳에 가기보다는 조립식 건물이지만 이미 땅에 지어진 교회를 선호했습니다. 개척한지 2년이 되지도 않아서 교인은 천 여명이 넘어 버렸습니다. 그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미 장인이 늘 주장했던 가족같은 교회는 아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자연발생적으로 인원이 많아지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고 또 큰 교회가 되면 더 많은 하나님의 사업을 할 수 있으니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예수님의 이름을 팔아 자신이 존경받고 출세하는 길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 생명을 예수님께 인도하는 한 알의 밀알로 사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성공한 목사라하여 많은 목회자들이 견학을 왔고 기독교 언론에서는 성장 세미나 강사로 그를 초청했습니다. 어떤 특별한 부흥의 비결이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부흥의 비결은 그에게 없었습니다. 단지 장인이 돈이 많아 신도시에 땅을 사 교회를 지어 준 것이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교회를 지어 놓으니까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사람들이 모여드니까 그들의 신앙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어 3년째 되던 해 교회를 나누었습니다. 늘 장인이 주장했던 것처럼 대형화되는 교회는 이미 교회의 중요한 기능을 상실하고 타락한 자본주의 기업 이념으로 무장한다는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그 교회를 다른 교역자에게 맡기고 교회를 떠나 다시 개척을 하였습니다. 물론 땅을 사서 조립식 건물을 짓고 개척한 교회입니다. 그러나 새로 개척한 곳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은 참으로 훌륭한 목사라고 말하며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다른 교회에 다니던 사람들입니다. 자신은 훌륭한 목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단지 신앙 좋은 부자 장인을 만나 그렇게 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은 장인을 만난 후 의식주로 고민해 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4번을 개척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이제 그는 탤런트보다 더 유명한 기독교계의 유명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본받을 만한 목사라는 것입니다. 그는 결단하였습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좁은 길을 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시골길을 택했습니다. 자신의 고향에 내려가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조그마한 십자가를 지고 일평생을 살 것으로 결심하였습니다●

이상한 선택/김필곤 목사/2003.1.19


댓글 '2'

최용우

2011.06.21 14:00:05

너무 감동적인 이야기 입니다. 시골까지라도 찾아가고 싶어요..

흠...

2011.06.25 18:53:02

이런 목사님이 계시기에 이런 글이 올라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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