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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오경준<우리가 잘 모르는 것들 성경에는 있다/홍성사>
성경에는 있다고?
언젠가 성경 첫머리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한 절 본문으로 6개월 정도 계속 설교를 하다가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태초에'라는 한 단어 속에 '평생설교'를 해도 시간이 모자랄 만큼 많은 영감(靈感)이 와글와글 거렸습니다.
'태초에' 맨 처음에.... 맨 처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가만히 맨 처음을 생각해 봅니다. 금방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세상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성경 이전의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사람들의 생각은 '성경 안에' 사로잡혀 있지만 성경이 생기기 이전의 세상으로 한 발자국만 들어가 보면 거기에 무궁무진한 딴 세상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 안 믿는 사람들도 역사를 몇 십만 년까지 넓게 잡는데, 기독교인들의 역사인식은 세대주의자들은 6천년 그 외에는 1만년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이 시간의 틀만 벗어버려도 우리의 하나님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집니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기독교는 '성경' 안에 딱 갇혀 있는 것을 봅니다. 성경에 있는가? 없는가? 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나와 너를 나누어버립니다. 그런데 성경이라는 그릇은 우리가 알고있는 것의 지극히 작은 부분만 담고 있을 뿐입니다. 성경에 없는 하나님 이야기가 성경 밖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독교적 상상력' 이라는 도구를 통해 무궁무진하게 펼쳐낼 수 있습니다. 작년에 개봉한 '나니아 연대기'같은 영화가 바로 성경적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것들 성경에는 있다>는 책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바로 '성경적 상상력'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교회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읽는 내내 현미경처럼 미세하고 예리한 작가의 관찰력과, 성경의 이면을 보는 상상력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무릎을 치게 하는 재미있는 글을 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성경이라는 뼈대 위에 상상력이라는 살을 붙여서 성경에 피가 돌게 하고 푸우~ 숨을 쉬면서 다시 살아나게 하고 있었습니다. 또 저자는 지금 성경 밖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꾹꾹 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자는 계속 <성경에 있다>고 하는데, 저는 계속 성경에 없는 성경 밖의 이야기만 했네요.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직접 책을 읽으시라고 일부러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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