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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4131번째 쪽지!
□ 바로 그 자리
예루살렘에 가면 예수 그리스도가 갇혀 있었다는 토옥(土獄)과 배신자 가룟 유다가 목매어 죽었다는 올리브 고목이 관광명소가 되어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서학자들은 이 두 명소 모두 사실인지 고증할 수 없는, 만들어진 명소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경남 하동에 가면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 가옥을 재현해 놓은 토지마을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최참판댁이나 그 소설의 주인공들이 허구로 만들어진 소설임에도 최참판댁을 둘러보며 실존인물인로 착각합니다.
전남 장성에 가면 조선시대 허균의 최초 한글소설 '홍길동전'에 나오는 홍길동이 사실은 실존인물이며 장성사람이었다고 '홍길동 생가'까지 복원해 놓았습니다. 한번 가 보았는데, 길동이 물을 떠 먹었다는 '길동샘' 가에서 길동이가 물을 먹다가 떨어뜨려서 깨진 사기그릇까지 있더군요.
제가 사는 가까운 곳에 새로운 도시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백년 자란 동구나무들과 플라타너스가 그림처럼 아름답게 자라던 곳이 지금은 사막처럼 먼지만 펄펄 날리는 허허벌판이 되었습니다.
"아이고... 어디가 어딘지 전혀 모르겠네. 저 동네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들이 고향이라고 찾아와도 자기 집터가 어디에 있었는지, 면사무소 자리, 학교 자리가 어디쯤이었는지 짐작도 못하겠네..."
허구의 소설 무대도 사실이라고 복원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있는 것들도 싹 밀어버리는 곳이 있습니다. 수 백년 동안 자란 큰 나무들을 없애버리면 다시 그런 나무를 보려면 그만큼 세월이 흘러야 되는데... 제 생각에는 오래된 나무들은 그냥 보존을 하면서 도시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훗날 사람들이 그 나무를 보고 '그때 그 자리'를 짐작이라도 할 수 있게요. ⓒ최용우
♥2011.7.25 달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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