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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700】원수가 스승입니다
고등학교 홈페이지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30년 전 처음 교사로 발령받아 우리학교로 온 초짜 선생님이 30년을 한 학교에서 근무하고 교감선생님이 되셨는데 그만 병으로 돌아가셨다는 공지를 보았습니다.
그 초짜 선생님은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기 때문에 학생들이 막 대드는 경우가 많아 일부러 몽둥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학생들을 두들겨 팼습니다. 저도 빤스가 피로 흥건히 젖을 정도로 맞은 기억이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밤에 담을 넘은 건 군인들이 탈영을 한 거나 마찬가지였거든요. 담 넘어 나가 찐빵 사먹고 들어오다 걸려서 디지게 맞았죠... ㅎ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갈 때마다 오랫동안 내가 유일하게 아는 선생님의 얼굴이었는데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되었군요.
함께 있을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조금만 세월이 지나거나 떨어져서 그 순간과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했던 그 사람 때문에 더욱 기도하고 긴장하고 인내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나도 그 사람을 무척 힘들게 했겠구나! 하고 약간 철 든 생각도 하게 됩니다. 세상에 일방적인 피해자는 없는 법이니까요.
그러고 보면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힘들어서 그렇지... 알고 보면 나를 괴롭히는 저 원수가 지금 나를 훈련시키는 선생님인 셈입니다. 아이고 선생님... 큰절이라도 올려야겠네요.^^ ⓒ최용우 201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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