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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15권의 단행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허수아비냐 허수어미냐?

2011년 정정당당 최용우............... 조회 수 2176 추천 수 1 2011.08.19 08: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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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4149번째 쪽지!

 

□ 허수아비냐 허수어미냐?

 

시골 콩밭에 허수아비가 세워져 있는데, 화사한 최신 유행 브라우스를 입고 있네요. 허수(虛鬚)란 가짜 수염이라는 뜻이니, 그럼 저 여자옷을 입고 있는 허수아비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지금이야 수염은 지저분한 게으름의 상징이지만, 옛날에는 수염이 권위의 상징이고 두려움의 상징이었습니다. 양반들은 맨날 '에헴' 하며 그 수염을 쓰다듬었습니다. 그리하여 가짜 수염을 그려 넣어 새들에게 공갈을 친 것인데, 새들이 허수아비의 수염을 보고 권위와 두려움을 느꼈을까요? 사람의 눈에는 단위면적당 시각세포가 20만개인데 새는 100만개에서 200만개(독수리)라니 새의 눈을 속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새들이 허수아비 머리 위에 앉아서 놀고 있지요.
최근에는 건전지를 넣어서 주기적으로 손과 팔을 움직이는 로봇 허수아비가 등장했지만, 역시 효과는 별로 없다고 합니다. 그 로봇 허수아비가 논밭에서 퇴출당하여 백수로 놀고 있다가 이제 도로공사 현장에 등장해서 사람대신 교통신호를 보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네요.
오래 전에 어느 한적한 시골길을 운전하여 가다가 콩밭 한 가운데 세워져 있던 마네킹 허수아비를 보고 얼마나 놀랬던지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심장이 뜁니다. 새 잡으려다가 사람잡을 마네킹 허수아비! 앞으로 허수아비가 이렇게 강력한 효과가 있는 마네킹으로 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휴가 잘 다녀와서 저는 지금 왜 허수아비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TS엘리어트라는 시인은 허수아비를 만들 때 나무 막대기 두 개를 마치 십자가처럼 묶어 헌옷을 입히는 것을 보고 詩를 썼습니다.
마음속에 십자가를 간직하고 있는 허수아비가
마음속에 십자가를 상실한 현대 기독교인들을 보고
너희는 나를 보고 웃지만,
나는 너희를 보고 웃는다... 라고 하네. ⓒ최용우

 

♥2011.8.19 쇠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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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박인용

2011.08.22 12:38:19

십자가를 품은 허수아비가 십지가를 잃어버린 기독교인들을 보고 웃고있다는 말에 심령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좋은 글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시는 사역위에 성령님의 역사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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