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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테니스 모임에서 만난 치과 의사 토니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한눈에도 무척이나 낡아 보이는 테니스 라켓과 신발,
색이 바랜 운동복과 덜덜거리는 고물 자동차까지.....
치과 병원장답지 않은, 지나칠 정도로 검소한 모습은
모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하루는 운동 후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는데 토니가 밝은 미소를 띤 채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두 달간 못 나와요.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 따로 물어보니,
"휴가 내고 친구들 만나러 가.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지.
떠나기 전에 내 사무실에 한번 둘러 주게. 그때 자세한 이유를 설명해 줌세." 라며
예의 사람 좋은 얼굴로 넉넉하게 답했다.
도대체 어떤 친구들을 만나기에 바쁜 업무를 제치고 두 달이나 휴가를 가는 것일까.
궁금증을 못이긴 나는 다음날 사무실에 찾아갔다.
넓은 사무실 벽은 토니 만큼이나 환하게 웃는 어린아이 사진들로 빼곡했다.
각각의 사진 밑에는 이름과 생년월일, 좋아하는 것과 취미, 장래 희망이 쓰여 있었다.
"자네가 궁금해 하는 내 친구들이야, 어떤가? 하나같이 눈부시게 아름답지?
이번에 이 녀석들도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도 사귈 거야."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아끼고 절약하며 모은 돈으로 치료에 필요한 약품과 기구,
그리고 아이들 선물까지 하나하나 준비하는 토니.
어린아이처럼 마냥 설레고 들떠 보였다.
십 년 되는 해에는 가능한 여러 아이를 초청해 미국의 이곳 저곳,
특히 아이들이 제일 가고 싶어 하는 디즈니랜드를 보여 주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한 토니.
사람이 사람에게 햇살이 되고, 보석이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 주는 토니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더 늦기 전에 나태와 이기심에 길들여진 내 의식을 흔들어 깨워야지.
세상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토니에게 더 부끄러워지기 전에.
<서신 가족이신 김인숙 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출처 : 이영민의 " 어디론가 떠나는 치과의사" ,『좋은생각』 2010년 9월 호>
<이주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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