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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처럼 겸손

이주연 목사............... 조회 수 8531 추천 수 0 2011.10.06 09:11:01
.........

오늘도 황 할아버지께서 산골 사랑의 농장에 올라오셨습니다.

칠순이 넘은 연세에 노숙생활을 하시다 이제는 고시원에서 지내고 계십니다.

 

일을 결정할 때에나 무슨 일을 할 때에

그분의 의사는 거의 상관하지 않고 이루어져왔습니다.

어찌 보면 무시당할 만큼 그렇게 이루어온 셈입니다.     

 

이유 중의 하나는 할아버지께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여쭈면

대답은 늘 한결같기 때문입니다.    

제가 뭐 압니까?

그저 고맙지요!”

 

지금까지 일관된 대답입니다.  

일에 대한 한 어떤 경우에도 같은 입장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밖의 일을 마치고 낮 시간에 산골 농장에 올라갔더니

혼자서 일을 하시는데, 너무도 적절히 꼭 해야 할 일을 찾아서

무와 파 밭일을 하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간 시기를 놓쳐서 염려하고 있던 밭이었습니다.

제가 뭐 압니까?”가 아니라 너무나 잘 아시는 것이었습니다.   

 

"참 잘하십니다!" 하였더니

"괜찮은 것인가요?" 하시며 

인자한 미소를 띄셨습니다.

큰 감동이었습니다.  

 

이어서 그 어른의 지난 행동들이 제게 떠올랐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스스로 찾아서 종일 일해 오셨다는 것과

당신의 개인적인 일에 대하여는 변명이 없고 늘 솔직하게 서슴없이

인자한 목소리로 웃으며 대답하셨다는 것!

 

그리고 당신의 삶을 실패하게 만든 과거에 대하여는

더 이상의 미련을 두지 않고 덮어버리고

더 이상 말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간디가 흙처럼 겸손하게라고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습니다. <>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가시넝쿨도

그 뿌리엔 가시가 없습니다. <>

 

 *사진-사랑의 농장에서, 태풍으로 배추밭에 쓰러져 누운 아카시아 나무에 싹이 돋다

<이주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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