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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20여년전 시한부 종말론자들의 휴거 예언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끌 할 때,
어느 한 사람이 조용한 바닷가 시골마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많은 환상과 음성과 입신을 경험하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경고..
"성숙한 주님의 신부가 되어야 들림받는다!"
그 사람 역시 성숙한 주님의 사람이 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였기에
이런 경고의 나팔 소리를 교훈으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작은 걱정이 맘 한쪽 구석에서 싹트는 것이었습니다.
"아, 어떡하지?
난 아무리 봐도 성숙하지 못했단 말이야"
태어나서부터 이제껏 주님을 알아왔지만...
아무리 봐도 난 수준 미달이야...
아무리 봐도 들림받을 정도로 성숙치 못했어....
아, 어떡하지?
다 올라가고,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던 주위의 성도님들은 다 올라가고...
나만 남으면 어떡하지?
주님... 무서워요...
저 남겨지기 정말 싫어요...
창세 후로 이런 환란은 없을거라고 그러셨는데...
주님 이런 세상에 저 남기 싫어요...
그런데 전 아무리 봐도 못 올라 갈 것 같아요.
이리봐도 부족하고...
저리봐도 부족하고..."
이렇게 의기소침한 상태로 몇일을 살았는지, 몇달을 살았는지....
그런데 하루는 마가복음 6장을 읽어 내려가고 있었는데,
한 구절에서 희망이 솟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이적을 베푸시고 무리들을 풍족히 먹이신 후,
제자들에게 강 건너 뱃세다로 건너가라고 이르셨으며,
홀로 산에 올라가셨고,
제자들은 그 말씀에 순종하고자 부지런히 노를 저어 건너가고 있었는데,
바람이 거세어지자 제자들이 너무 힘들어 하는데,
그것을 멀리서 보신 주님은 이른 새벽이 바다위로 걸어 오셨는데....
여기서 너무나 너무나 중요한 한 단어가 제 심령에 와 닿았습니다.
"지나가려 하시매..."(마가복음 6:48)
"아, 맞다!
그렇구나.
예수님... 저도 희망이 있군요.
저도 들림받을 가능성이 있군요.
비록 성숙한 신부로 아직 자라진 못했지만,
저도 혼인잔치에 참여 할 가능성이 있군요..
성숙한 신부들만 들림 받는다면,
전 너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주님... 고맙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제게 희망을 주시다니요...."
오병이어로 무리를 풍족히 먹이신 주님은
(십자가상의 희생으로 우리에게 생명을 풍족히 주신 주님은)
제자들에게 강 건너 벳새다로 가게 하신 후
(주님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라고 목표를 주신 후)
산에 오르시고 기도하시다
(승천하시어 하나님 보좌우편에 함께 앉으시고 우릴 위해 중보기도 하시다)
바다건너 목적지로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제자들을 보시고
(성숙한 신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믿는 이들을 보시고)
밤 사경 곧 이른 새벽에
(세상 끝 마지막 추수 때에)
산위에서 다시 내려와 바다위를 걸어 오시는데
(재림하시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님은 제자들을 찾고자 두리번 거리며 오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 멀리 바람에 밀려 멀리 떨어져 나간 제자들을
두리번 거리시며 찾으로 오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두리번거리지 않고 정확히 제자들에게 오셨지만,
그저 지나가려고 하셨습니다.
"바람이 거스리므로 제자들의 괴로이 노 젓는 것을 보시고
밤 사경 즈음에 바다 위로 걸어서 저희에게 오사 지나가려고 하시매"
주님은 제자들을 향해 오셨지만 지나가려 하셨습니다.
만약 제자들이 풍랑에 지쳐 노젓기를 쉬었더라면,
바람에 밀려 저 멀리 떠내려 가 버렸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되었어라면,
제자들은 주님을 못 봤을 것이며,
주님은 그냥 지나쳐 버리셨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인생의 목적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르리니"(엡4:13)
만약 우리가 이 목적지를 향하여,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흑암에도 굴하지 아니하고,
우리를 정로에서 이탈시키려고 휘몰아 치는 바람에도 굴하지 아니하고,
주님의 명령을 묵묵히 성실히 준행해 나간다면,
주님은 정로 위에서 열심히 노젖고 있는 있는 우리를 만나주실 것입니다.
우린 우리 곁을 지나실 주님을 친히 목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이후로 전 걱정하지 않습니다.
비록 내가 주님이 지시하신 목적지에 완전히 다다르진 못했지만,
그 목적지로 가는 정로에 있다면,
인생의 풍랑에 지쳐 곁길로만 가지 않는다면,
다시 오실 주님을 뵐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10세 소녀가 1달만에 20세 처녀가 될 수 없습니다.
얼마전 거듭난 어린아기가 순식간에 성숙한 처녀가 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나이에 맞게 정상적으로
밝고 명랑하고 착하고 아름답게 커 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주님, 감사합니다.
이젠 불안해 하지 않겠습니다.
이젠 무럭 무럭 자라겠습니다.
저의 자존심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어떤 환경이라도
주님이 주시는 위로와 평안으로 기꺼이 그리고 기쁘게 감당하기 원합니다.
주께서 허락하신 십자가라면,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숨결을 위로삼아
부지런히 부지런히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기 원합니다.
주님이 지시하신 그 곳을 향하여...
내 주 예수님의 형상이 내 온 영과 혼과 몸에 또렷이 그려질때까지......
오,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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