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매주 주보에 넣기 좋은 기독교적인 글만 엄선하여 모았습니다.

예수님도 비유로

예화모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콩 집기

김필곤 목사............... 조회 수 2498 추천 수 0 2011.10.24 22:55:46
.........
015.jpg

콩 집기

모처럼 집에 일찍 들어갔습니다. 6시 30분쯤 집에 들어가자 큰딸이 "아빠 왠일이야, 이렇게 일찍!"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일년 내내 집에 늦게 늘어간 것 같습니다. 특별하게 그렇게 매인 것도 아닌데 늘 의무감에 사로잡혀있고 무엇인가 해야만 바르게 사는 것처럼 산 세월 같습니다.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 아이들과 제대로 한 번 놀아주지도 못하고 밥 먹고 책보고 잠자기에 바쁜 세월로 보낸 듯합니다. 돌이켜 보니 50대가 되기까지 아이들과 외식 한 번 제대로 못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다 가는 여름 휴가 한 번 가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쉬는 날 가족 나들이 한 번 제대로 못하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아버지, 오랫동안 아이들의 마음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 아버지가 되어야 하겠다고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참 아이들에게 부족한 아버지였습니다. 늘 통장에 아무것도 없이 살았던 경제적인 이유가 첫 번 원인이기도 했지만 가족에게 우선순위를 두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목사가 되면서 우선순위를 하나님을 위하여, 다음에 교인을 위하여, 그 다음 가족에 두기로 마음 먹고살았던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은 매정할 정도로 늘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믿음이 좋은 것도 아니고 알아줄 정도로 많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당연히 해야할 습관처럼 그렇게 살았습니다. 얼마 전 쉬는 날 일이 있어 교회에 나와 일을 하고 저녁에 집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케이크를 가지고 왔습니다. 무슨 케이크냐고 물었더니 오늘이 아빠 엄마 결혼 기념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전깃불을 끄고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를 불렀습니다. 딸들이 케이크에 촛불을 켰습니다. 몇 개냐고 물었습니다. "아빠, 그것도 몰라 18개 !" 아이들이 합창하듯 말했습니다. 결혼한지 몇 년이 된지도 모르게 무심하게 살았습니다. 아내의 생일도 아이들의 생일도, 심지어는 내 생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사는 무심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빠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어?" 작은 딸이 물었습니다. "응 아빠는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어, 성탄절, 부활절..." "아빠는 결혼 기념일도 기억 못해?" 결혼한 지 벌써 18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 결혼 기념일 기억 한 번 제대로 못했고 아내에게 결혼 기념일 선물 하나 해본 기억이 없으니 참 부족하고 무심한 남편으로 살았습니다.

그래도 아무 불평없이 살아준 아내와 아이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몇 년 전 중국에서 사업하시는 집사님께서 개업 예배 겸해서 초청을 하였습니다. 아마 그냥 오라고 하시면 가지 않을 것 같으니 집사님 부부가 지혜를 짜서 개업 예배라는 명목으로 오시라고 초청을 한 듯합니다. 50대가 되기까지 단 둘이 여행을 해보지 못했고 해외에 나가 본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늘 남의 신세를 지고 살면서도 펴놓고 남의 신세 지기를 무척 꺼려하는 성격이라 누가 초청해도 가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아는 장로님께서 비행기 표를 구해 가져 왔지만 신세지기 싫고 당시 교회 형편을 볼 때 목사가 해외에 여행하는 것이 덕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정중하게 거절하였습니다. 그런데 공장 개업 예배라 하여 거절할 수 없어 아내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 아내는 "처음으로 부부가 집사님 덕분에 해외에 나왔다"고 그 집사님과 대화하며 무척 감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뻐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몹시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멋을 알고 부자인 남자를 만났으면 여행도 다니며 많은 즐거움을 누렸을 텐데 멋도 없고 돈도 없는 남편 만나 많이 고생을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백 여만의 생활비로 헌금하고 아이들 가르치고 다섯식구 생활한다는 것이 쉽지만 않았을 텐데 그래도 아내는 다시 태어나도 나와 결혼한다고 하고 아이들은 아빠를 사랑한다고 하니 참 고맙기만 했습니다.

아내의 과외비 시름을 덜어주고 어려운 선교사님을 돕기 위해 아이 둘을 선교사님 집에 보내었는데 오히려 그것이 더 큰짐이 되어 버렸습니다. 필리핀 선교사님이 아이들 데려간다고 하여 그러면 내 생활비 반반 나누어 쓰면 되겠다고 보냈는데 50대가 되어 좀더 좋은 아빠, 가족을 배려하는 남편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니 경제적으로 교인들에게 부담을 주게 되어버렸습니다. 나 역시 예전에 내가 싫어했던, 교인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나이든 목사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지 않았나 하여 몹시 마음이 무거워져 버렸습니다. 일찍 들어가 아이들과 함께 모처럼 저녁밥을 먹으며 젓가락 잡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들이 왼손잡이라 젓가락질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가끔 나의 젓가락 잡는 모습을 보며 젓가락질을 잘 못한다고 했습니다. 밥을 다 먹고 콩집기 시합을 통해 젓가락질을 누가 잘하는가 내기를 하였습니다. 다들 자신이 있어했습니다. 큰딸이 먼저 "아빠, 나하고 내기해 !"라고 말했습니다. 아마 피아노를 치니까 자신의 손가락이 잘 발달되어 아빠정도는 넉넉히 이길 것으로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결과는 딸의 패배였습니다. 아들과 아내도 나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둘째 딸만 아빠를 이겼습니다. 나는 젓가락질을 잘 못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젓가락을 잡는 방법이 달랐을 따름입니다. 청빈한 목사, 좋은 아버지, 따뜻한 남편이 동시에 되기는 콩 잡기보다 쉽지 않습니다. 다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내 방식대로 속임수 없이 젓가락으로 성실히 인생의 콩 집기 경주를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콩 집기/섬기는 언어/김필곤 목사/2005.4.1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100 역 엔지니어링 김계환 2011-10-24 1654
» 콩 집기 김필곤 목사 2011-10-24 2498
22098 자전거 타기 김필곤 목사 2011-10-24 1712
22097 뿌리의 부활 김필곤 목사 2011-10-24 3025
22096 자기 상품화와 십자가 김필곤 목사 2011-10-24 2303
22095 피해의식의 극복 김필곤 목사 2011-10-24 4181
22094 부두 아스피린 김계환 2011-10-22 2234
22093 인간 거짓말 탐지기 김계환 2011-10-22 4624
22092 기발한 탈출 김계환 2011-10-22 1678
22091 나비 물리학 김계환 2011-10-22 1804
22090 다른 사람을 향한 당신의 태도는? 김계환 2011-10-22 1778
22089 중독과 중독적 사고 김필곤 목사 2011-10-22 2996
22088 한 잎 클로버 김필곤 목사 2011-10-22 2420
22087 인재 전쟁 김필곤 목사 2011-10-22 2370
22086 아버지 김필곤 목사 2011-10-22 1904
22085 쌍 무지개 김필곤 목사 2011-10-22 2517
22084 당신의 뇌가 정말 필요한가요? 김계환 2011-10-20 1886
22083 욥이 일기위성을 가지고 있었는가? 김계환 2011-10-20 2310
22082 농사짓는 쥐 김계환 2011-10-20 2070
22081 다리가 여러개 달린 것들의 화학전 김계환 2011-10-20 1968
22080 로보트와 곤충 박신 목사 2011-10-20 1692
22079 성공의 이유 김장환 목사 2011-10-19 2207
22078 죽음의 가치 김장환 목사 2011-10-19 2553
22077 봉사하는 삶을 살았으면... 김장환 목사 2011-10-19 2780
22076 투잡스의 이유 김장환 목사 2011-10-19 1846
22075 도움의 손길 김장환 목사 2011-10-19 3409
22074 도시락 천사 김장환 목사 2011-10-19 1824
22073 때밀이 목사님 김장환 목사 2011-10-19 2015
22072 장사의 비결 김장환 목사 2011-10-19 2126
22071 사랑의 자전거 장정 김장환 목사 2011-10-19 1973
22070 배려와 저축 김장환 목사 2011-10-19 2296
22069 나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김장환 목사 2011-10-19 2509
22068 불굴의 의지 김장환 목사 2011-10-19 2443
22067 진정한 선행 김장환 목사 2011-10-19 2627
22066 42명의 아이들 김장환 목사 2011-10-19 2300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