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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함의 극복

김필곤 목사............... 조회 수 2740 추천 수 0 2011.12.01 2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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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함의 극복

신문에 소개된 두 명의 죽음을 보았습니다. 한 분은 5선 의원을 지낸 거액의 재산가인 63세 국회의원이고 한 분은 농촌에서 20년 동안 목회하신 52세 목사입니다. 한 분의 장례식은 화려했고 한 분의 장례식은 초라했습니다.

한 분의 장례식에는 1천 여명의 조문객과 어른 키보다 큰 3단 짜리 조화 500여개가 장례식장 입구를 에워싼 가운데 진행되었고 한 분의 장례식은 많지 않은 지인과 남은 가족의 찬송 소리로 진행이 되었답니다. 한 분은 1998년 국회 신고 재산만 718억원, 부산 제일의 갑부라던 선친의 유산까지 합하면 막대한 재산을 남겨 놓고 떠났고 한 분은 아무 것도 없이 떠났습니다. 한 분은 몇 개월 전 정밀 건강 검진을 받을 때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림프선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고 패혈증 증세가 겹치면서 의사들이 심각성을 발견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났고, 한 분은 강단에서 철야하며 기도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한 분의 삶은 참으로 화려한 삶을 산 것같고 화려한 장례식을 치른 것같습니다. 그러나 한 분의 삶은 초라한 삶을 살다가 초라하게 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20년 동안 농촌 목회를 하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무소유의 삶을 살다 천국으로 간 한 목회자의 삶 역시 비록 대통령의 조화가 없고 수많은 사람의 조문객이 없다할 지라도 결코 초라한 삶이나 초라한 죽음이 아닐 것입니다.

이미 고인이 된 전생수 목사님은 이런 유서를 남겼습니다. "이 땅에 '아무개'라는 이름을 달고 산 지 쉰 한 해 되는 봄. 예수의 도에 입문한 지 스물여덟 번째 되는 해에 유서를 쓰노라. 나는 스물 셋 되던 해에 예수의 도에 입문하여 늦은 나이에 학문을 접하며 좋은 스승들을 만났고 좋은 길벗들을 만나 여기까지 살게 된 것에 감사하노라. 나는 오늘까지 주변인으로 살게 된 것을 감사하고 모아 놓은 재산 하나 없는 것을 감사하고 목회를 하면서 호의호식하지 않으면서도 모자라지 않게 살 수 있었음을 감사하며 이 땅에서 무슨 배경 하나 없이 살 수 있었음을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얻을 것도 없고 더 누릴 것도 없다는 것에 또한 감사하노라. 사람들의 탐욕은 하늘 높은 줄 모르며 치솟고 사람들의 욕망은 멈출 줄 모르고 내달리며, 세상의 마음은 흉흉하기 그지없는 때에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하노라. 이에 남은 이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노니,
첫째, 나는 치료하기 어려운 병에 걸리면 치료를 받지 않을 것인즉, 병원에 입원하기를 권하지 말라. 둘째, 나는 병에 걸려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어떤 음식이든 먹지 않을 것인즉 억지로 권하지 말라. 또한 내가 의식이 있는 동안에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를 꺼려하지 말라. 셋째, 내가 죽으면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알려 장례를 번거롭게 하지 말라. 넷째, 내가 죽으면 내 몸의 쓸모 있는 것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머지는 내가 예배를 집례할 때 입던 옷을 입혀 화장을 하고,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고향 마을에 뿌려 주기를 바란다. 다섯째, 내가 죽은 뒤에는 나에 대한 어떠한 흔적도 땅 위에 남기지 말라.(푯말이나 비석 따위조차도) 와서 산만큼 신세를 졌는데 더 무슨 폐를 끼칠 까닭이 없도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나는 목회자로 살면서 목회를 위한 목회, 교회를 위한 목회를 하지 않고, 우리 모두의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그리고 우리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목회를 하였으니 여러분들이 앞으로도 계속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가 영원한 생명 안에서 어우러질 수 있으리라 확신하노라. 예수의 도에 입문한지 스물 여덟 번째 되는 해 봄 2004년 2월 25일 사순절 첫 날에 虛耳(만득이) 전생수 씀."

현대인들은 초라함을 견디지 못합니다. 화려한 삶을 살다 화려하게 죽기를 원합니다. 집도 화려하고 큰 집을 좋아합니다. 차도 큰 차를 타고 교회도 크고 화려한 교회를 다녀야 합니다. 초라한 지하 교회를 다니는 것은 견디지 못할 일입니다. 초라하면 열등의식의 종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신앙인은 주님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결코 비굴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 평생 초라하게 산 것같이 보이는 바울은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 1:16)"라고 고백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 가난해도, 작은 차를 타도, 작은 교회를 다니고, 작은 집에 살아도 초라함 없이 세상에서 부러울 것 없는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내 삶이 어떤 삶일지라도 예수님에 비하면 결코 초라한 삶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마구간에서 태어나 사랑했던 제자들의 배신을 당했으며 십자가에 무참하게 짓밟혀 돌아가셨습니다. 무덤이 없어 남의 무덤에 들어갔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누가 초라하다고 매도하겠습니까? 자신의 초라함과 수치를 이미 다 십자가에서 당하고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은 어떤 환경에서도 주님과 함께 있기 때문에 인생의 바닥에서도 초라해 질 수 없습니다. 예수 믿고 사는 삶은 결코 초라하지 않는 삶이고 어떤 죽음일지라도 인생의 마지막이 복스러운 죽음입니다. 성경은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계 14:13)"라고 말씀하십니다●

초라함의 극복/섬기는 언어/김필곤 목사/200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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