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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10】정동진 다녀오다
집에서 정동진까지 네비게이션을 찍어보니 약 300km 거리이고 3시간 40분 정도 걸린다고 나오네요. 그래서 아침 7시40분 일출시간을 맞추려면 새벽 3시에는 출발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분명히 가다가 휴게소에 차를 세워놓고 잠을 잘 것 같아 잠자는 시간까지 계산하여 집에서 밤 12시 즈음에 출발하였습니다.
좋은이와 밝은이는 야간여행에 마음이 들떠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좋은이는 밤에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야경을 보면 기분이 묘해진답니다. 뭔가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서정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암튼 두 딸을 태우고 출발했습니다. 정신이 멀쩡할 때 조금이라도 더 달려야 한다며 운전대를 움켜잡고 부지런히 달렸습니다. 청원 청주 음성 호법에서 여주 원...주... 문막을 통... 과... 하고 아이고... 더는 못 가겠다. 횡성휴게소에 들려 화장실 다녀와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시계를 보니 지금 잠들면 푹 자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화장실에서 찬물에 세수한번 하고 다시 출발하여 꾸역꾸역 대관령 고개를 넘었습니다.
강릉휴게소에서 자고가자. 그러면 혹 조금 늦어도 정동진까지 얼른 갈 수 있을 것 같아 눈꺼풀이 자꾸 내려오는 것을 뒤집어 까면서 결국 강릉휴게소까지 왔습니다.
차의 시동을 꺼놓고 잠시 눈을 붙이려는데 이번에는 딸들이 춥다고 깩깩거립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시동을 켜고 그냥 정동진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정동진 주차장에 도착하니 바닷바람이 장난이 아니네요.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시네요. 할 수 없이 찜질방이나 뭐 그런데를 찾아보니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여관방 같은 데가 있어서 들어갔습니다.
방에 들어가 보니 정말 옛날 여인숙입니다. 다행히 바닥은 뜨끈뜨끈하여 두어시간 자 ~알 잘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7시가 다 되어 막 도착한 대전 도토리교회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얼른 일어나 정동진역으로 갔습니다. 어슴푸레한 하늘에 아직도 아침 바람은 쌩쌩부는데 어디서 사람들이 그렇게 나오는지 꾸역꾸역 모여든 사람들이 한 천명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백사장에서 불꽃이 터지고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리고 그런 분위기를 엄청 좋아하는 밝은이는 어느새 군중들 사이로 사라져버렸습니다.
도토리교회팀은 주차장에서 라면을 끓어먹고 있었습니다. 얼른 한 그릇 얻어먹고 백사장으로 가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했습니다. 하늘에 약간 구름이 있어서 바다위로 올라오는 해는 못 보고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해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가슴 벅찬 정동진 해맞이를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모래시계 소나무가 진짜 많이 커서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8시에 정동진 출발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최용우 201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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