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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14】아보카도
홈플러스 과일코너를 얼쩡거리다 눈에 들어온 아보카도라는 과일을 한번 만져봤더니 뒤따라오던 경배목사가 "한번 드셔봐" 하면서 카트에 담아줍니다.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과일을 "거 참 꼭 수류탄 같네" 하면서 식탁에 올려놓았는데, 며칠이 가도 아무도 안 건드리네요.
"어? 이거 색이 변했다. 딱딱했는데 말랑말랑해졌어... 상한 거 아냐? 한번 잘라보자" 아내가 아보카도를 반으로 딱 잘랐습니다. 꼭 키위 같기도 하고 멜론 같기도 합니다. 아내가 칼 끝에 묻은 비누덩어리 같은 것을 내 입에 쑥 밀어 넣습니다. 뭐야!
아내가 귀한 것이니 모두 한번씩 먹어봐야 한다며 저와, 좋은이, 밝은이 입에 강제로 한 조각씩 집어 넣어줍니다.
"웁... 근데... 맛이... 이거 먹는 게 아닌가봐. 저 가운데 있는 동그란 것을 먹는 것인가 봐"
"응? 이건 씨 같은데... 한번 줘볼까?" 아내가 가운데 동그란 것을 깎아서 또 내 입에 쑥 밀어넣습니다. 뭐야!
"윽!... 써... 이거 먹는 게 아닌가봐. 밝은아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봐라 '아보카도' 어떻게 먹는지..."
온 식구들이 니글니글 기름덩어리 같은 것을 입에서 뱉지도 못하고 삼키지도 못하고 얼굴만 오만상을 하며 찡그리고 있었습니다. 밝은이가 인터넷에서 찾아보더니 쨈처럼 빵에 발라먹는거라네요.ㅠㅠ ⓒ최용우 201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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