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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4274번째 쪽지!
□ 드디어 생활한복을
드디어 아내와 함께 생활한복 한 벌 샀습니다. 제 기질상 생활한복을 입으면 틀림없이 산에 가서 나무지팡이 하나 만들어 짚고 다니며 도사 흉내낼 것이 뻔하다며 끝까지 생활한복을 안 사주던 아내가 변했습니다.
생활한복을 입으니 참 편하고 자유롭습니다. 어떤 사람은 꼭 '중' 같다고도 하는데, 초등학교 때도 중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고기를 잘 안 먹었더니 중같다더군요. 실은 집이 너무 가난하여 고기를 먹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어쩌다 한 점 먹고 체해서 고생한 뒤론 고기를 안 먹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서 못 먹지요^^)
어떤 목사님이 목사님들의 모임인 노회에 생활한복을 입고 갔다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함께 찍은 단체사진을 보니 시커먼 양복을 입은 목사님들 가운데 밝은 회색 생활한복을 입은 목사님이 확 튀어 보이더군요. 마치 좌우로 조폭 부하들을 거느린 두목 같다며 목사님들이 반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갑자기 나는 왜 이런 게 궁굼해지는지 몰라. 왜 목사님들은 까만 양복만 고집할까요?
생활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중이라고 해도 괜찮고 도사라 해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절간에 들어앉은 중이 아니어도 나는 세상 한 가운데를 홀로 걸어가는 중(中)이니까요. 아, 둘째딸도 올해 중이 되네요.(중학교 2학년) 생활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다 보면 앞으로는 그 모습을 보고 중을 떠올리는 일도 점점 없어지겠지요. 빨리 밥 먹고 뒷산으로 슬슬 올라가 볼까 합니다. (아내가 옆에서 나무지팡이를 만들기만 해봐, 그 지팡이로 뒤지게 맞는다고 하네요. 난 뒷산 산책한다고 한 말인데... ㅠㅠ) ⓒ최용우
♥2012.1.26 나무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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