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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하늘과 새 땅 : 창조와 부활의 새 아침

창세기 서광선 목사............... 조회 수 2162 추천 수 0 2012.02.09 20: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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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창1:1-5 
설교자 : 서광선 목사 
참고 : 2012.1.8 주일 

sgsermon.jpg 
평신도 열린공동체 새길교회 http://saegilchurch.or.kr
사단법인 새길기독사회문화원, 도서출판 새길 http://saegil.or.kr 

 

새 하늘과 새 땅 : 창조와 부활의 새 아침

(창세기 1:1-5, 요한복음 1:1-5)

2012년 1월 8일 주일예배

서광선 목사(이화여대 명예교수)

 

새해 인사

 

사랑하는 새길교회 교우 형제자매 여러분, 새 해 인사드립니다. 지난 해 둘째 주일에 와서 여러분들 앞에서 다음해에도 불러 주십사고 부탁드린 것, 바로 어제 같은데, 또 저보다 젊은 이들이 먼저 갔는데, 살아남아서 다시 여기 이 자리에 서게 되니 반갑고 감사할 뿐입니다.

 

창조의 아침

 

창조주 야훼 하나님께서는 태초에, 이 우주의 새 날, 새 아침, 새 세상, 새 역사를 창조하셨습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은,"(창세기 1:1) 암흑과 혼동 속에 새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어둠의 한가운데서 하나님은 "빛이 생겨라" 소리 치셨습니다. "그 빛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창세기 1:3)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빛과 어둠을 나누시고, 어둠 다음으로 빛을 내시고, 어두운 밤이 가고, 밝고 맑은 아침이 왔습니다. 이 우주에 첫날, 새 날, 새해, 새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구약성서학자들은 말하기를, 오늘 봉독한 창세기 첫 장의 우주 창조 이야기는 이야기도 되고 신화도 되지만, 옛날부터 사람들이 새 해 첫날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축하하는 해맞이에서 부른 노래였다고 합니다. 북 치며 장구 치며, 새 해, 새 날, 새 빛, 새로운 태양을 맞이하면서 부르는, 신년 축하의 노래, 새 아침의 노래, 기쁨과 희망이 넘치는 노래였다고 합니다.

 

우리 2012년 새 해가 열렸습니다. 어둡고 답답한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한숨과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 찼던 어두운 한 해가 물러가고 한숨이 웃음이 되고 슬픔이 기쁨이 되는 밝은 세상, 희망과 믿음과 사랑이 가득 한 새 해, 새 아침, 새로운 태양이 떠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큰 목소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고 서로 인사할 수 있습니다.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

 

바로 두 주일 전,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기 예수는 이 세상에, 인간의 몸으로, 비천한 마구간의 말구유 위에 가축들과 인간들 사이에 태어나신 것을 우리는 환영하고 축하했습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이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는 아름다운 시를 썼습니다. 창세기에 적힌 대로 태초에 창조주 하나님께서 어둠 속에 빛을 비추게 하신 것처럼, 베들레헴 시골 어둔 밤, 양치는 목자들이 양떼를 지키고 있던 그 어두운 밤에 찬란하게 빛나는 밝은 별로 오신 것입니다. 창조의 첫날 밝히신 그 빛, 바로 그 빛이 예수님이십니다. 창조의 새 아침, 새 날이 바로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입니다.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그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생겼으니,

그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의 안에서 생겨난 것은 생명이었으니,

그 생명은 모든 사람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 (요한복음 1:1-5)

 

오늘 예수 그리스도, 창조 때부터 하나님과 함께 빛을 창조하신 그리스도가,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에게 밝은 빛을 비추어 주시니, 우리는 빛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빛 가운데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빛 가운데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 빛 가운데서 우리는 우리 이웃을, 그리고 우리 서로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생명을 살리는 빛 가운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생명을 사랑합니다.

 

빛을 만드신 하나님은 이 땅위에 사는 모든 짐승들과 하늘을 나는 공중의 새들과 나무들과 꽃들과 나비와 벌 들, 밤하늘의 별들과, 깊이를 알 수 없는 창창한 바다와 사철 한결 같이 흰 눈으로 덮인 웅장한 산맥 들, 모두 빛 가운데 만드셨습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요한복음의 말씀입니다. "그 빛이 세상에 오셨으니,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시다." (요한복음 1:9) 그러므로 우리는 창세기의 창조의 노래와 함께, 요한복음의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이야기를 함께 부르고 노래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뜻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는 떨어질 수 없습니다. 사실 크리스마스는 우리 믿는 사람들의 새 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해가 바로 새 생명, 새 빛이 탄생하는 크리스마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1년 어두운 한 해

 

지난 해 한 해 동안, 우리는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암흑의 한 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 서울시장 보선이래, 야권은 야권대로, 통합과 혁신을 내 세우고 내년의 총선과 대선에 대비한다고 떠들석하고 있고, 여당은 여당대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혁신을 내세우지만, 갈등의 소리만 높아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모두 다, 춥고 어두운 암흑의 소용돌이 속에서 몸부림 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 북한의 공산 독재자 김일성의 아들, 김일성 이후 17년 동안, 유일무이한 독재 권력을 휘두른 김정일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김정일 상중, 그리고 그 이후, 북한에, 그리고 한반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많은 전문가들이 연일 나서서 점치듯이 예상을 하고 분석을 한다고 하지만, 아무도 확실한 것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암흑세계에서 서로 더듬고 있고, 서로 소리 지르며 서로의 행방을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밤이 깊고 어둠이 짙으면 새벽이 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벽이 오는 것을 막으려고 새벽을 알리는 새벽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게 마련입니다.

 

 어둠을 뚫고 오는 새 날 새 빛

 

북한의 나이 어린 김정은 정권이 안정을 찾도록 하자는 우리 정부 당국의 신년 정책 발표는 남북 관계의 변화를 가져 올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우리가 도와야 하겠습니다. 이 나이 어린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와는 다르게 행동하고 정치하도록 우리가 도와주어야 합니다. 김정은이 정권을 잡고 안정을 되찾으려면, 늙은 후견인이 누가 되었던, 어느 나라가 나서서 김정은 정권을 도와주던 간에, 가장 큰 당면 문제는 북한의 배고프고 굶주리고 아사 직전에 있는 2천만 백성을 먹여 살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들에 앞서서 우리 남한 정부가, 그리고 우리 남한의 교회가 먼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먼저 변해야, 북한도 변하고, 중국도 변하고, 미국과 일본도 변하고, 급기야 동북아시아 전체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 한반도에 희망이 있습니다.

 

새해 4월에는 우리 남한의 국회의원들을 선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12월에는 새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굶주린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먹여 살리고, 북한의 정세가 안정되게하고,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 평화의 빛을 비추게 할 정치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합니다. 이일은 우리 부활절에 일어나야 할 일입니다. 올해 부활주일은 4월 8일이고, 총선은 4월 11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4월, 꽃 피고 만물이 새로 태어나는 봄, 우리의 민주주의는 새로 태어나고 민주주의와 평화의 꽃이 만발하게 해야 하겠습니다. 혼란과 암흑의 정치 현실에서 광명한 새 날, 따뜻한 봄날을 우리가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내야 하겠습니다. 올해 부활절은 특별한 부활절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창조와 성육신,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

 

오늘 새 해 둘째 주일 아침에, 크리스마스를 이야기하고 십자가와 부활을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벅 찬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 신앙에서 창조와 예수님의 성육신과 예수님의 삶과 십자가와 부활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와 우주의 맨 처음 창조의 사건은 역사와 우주의 마지막 날, 종말의 날, 새 하늘과 새 땅을 맞이하는 날과 연결 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들은 모두 생명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만이 아니라 우리 우주와 우주 안에 있는 자연과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 새삼스럽게, 때 이른 부활절 설교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새 해 새 아침, 새로운 창조의 날을 옳게 맞이하는데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어서입니다. 바울 선생님은 고린도 교회 교인들에게 부활의 깊은 뜻을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죽음을 삼키고서, 승리를 얻었다."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에 있느냐?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에 있느냐?" (고린도전서 15:55)

 

다시 말하면, 죽은 자들 가운데서의 다시 살아나는 부활은 죽음에 대한 부정이며, 저항이며, 죽음을 박차고 일어나는 것이며, 봉기이며, 투쟁이며 싸움이며, 이에 대한 승리라는 것입니다. 부활은 죽음과 죽음의 세력, 어두움에 대한 치열한 투쟁이라는 것입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하실 때, 어둠을 뚫고 온 천하에 빛이 찬란한 빛을 발할 때, 어둠의 세력, 혼돈의 세력, 죽음의 세력은 패배하고 물러나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둠의 세계, 절망의 세계 안으로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빛으로 오셨습니다. 어둠의 세력들을 빛으로 물리치셨습니다. 예수님의 삶, 예수님의 일생은 어둠과 절망과 사망의 권세들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삶, 그 전체가 부활의 삶이었습니다. 병든 사람들을 치유하시고, 죽은 자들을 살리시고,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시고, 가난한 사람들을 축복하시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십자가의 죽음에서 일어나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피조물을 만드셨습니다. 새로운 창조자가 되신 것입니다.

 

새 창조, 새 역사: 부활의 나라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 사건이나, 우리 인간이 죽은 다음의 육체적인 부활 신앙은 우리가 죽은 다음에 이야기나,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팔 소리와 함께 다시 오실 때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 있는 우리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죽음의 세력과 싸울 때, 죽음과 대결해서 병중에서 싸울 때에도 부활은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둠의 세력, 절망과 싸우는 일 그 자체가 부활이라는 것입니다. 새 날, 새해가 떠올라 오는, 찬란한 눈부신 아침 햇살을 볼 때, 우리는 부활을 경험합니다. 창조의 새 아침, 부활의 새 날을 경험합니다. 어둠을 이기고 떠오르는 태양을 찬양하면서, 빛의 승리, 하나님의 승리,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고 체험합니다.

 

부활의 밤을 위한 천주교의 예배의식에서는 창세기 1장의 첫 번째 창조이야기가 낭독된다고 합니다, 창조와 부활을 연결하는 독일의 신학자 몰트만 교수는 말하기를 "이것은 이 세계가 '부활'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대단히 아름다운 징표이다"라고 설파합니다. 그렇다면, 새해에 부활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신학적으로 적절한 것입니다. (그의 2008년 책, [하나님의 이름은 정의이다] 곽혜원 옮김,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2011년. 102쪽.) 저는 창조와 예수님의 성육신과 부활이 모두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히틀러 시대의 독일의 순교자 신학자 본회퍼 목사는 죽음의 형무소에서 "하나님 나라는 이 땅위에서의 부활의 나라"라고 설파했습니다. (몰트만 위의 책, 114-117) "부활의 나라"는 새로운 시대, 변화한 세상, 달라진 세상, 변혁의 세대, 혁명을 이룩한 나라를 의미합니다. 본회퍼에게 있어서 "부활의 나라"는 히틀러가 없어진 나라를 의미하였을 것입니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의 주제는 "이 땅위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고, 이 땅 위에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며, 이 땅위에서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것을 기도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 이 땅 위에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에서, 부활을 경험하고, 부활의 나라를 이룩하기 위해서 기도하고 함께 일하시기를 바랍니다. 승리의 노래를 힘차게 부를 수 있을 때 까지.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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