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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글에서 검색)
【쑥티일기58】간질간질한 이야기
아내의 취미는 가족들 귓구멍 속에서 노란 금가루를 채굴하는 것입니다. 아내가 심심한 날이면 즉시로 밝은이부터 붙들려 아내의 무릎에 모로 눞혀집니다. 그리고 아내는 귀이개로 가족들의 귀를 간지럽히면서 즐거워합니다.
귀를 맡기고 누워있는 사람은 크게 움직이면 큰일날까봐 꼼짝 못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인데 그래도 귀가 간질간질한 것이 싫지는 않습니다.^^
저도 아내의 취미생활의 대상에서 피해갈 수 없습니다. 제 귀는 오랫동안 귀마개를 하면서 일을 했던 탓에 도토리가 들어갈 만큼 구멍이 큽니다. 금가루가 아니라 금덩이를 캐내는 노다지 금광을 아내가 그냥 내비둘리 없지요.
살다보면 가끔씩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가끔씩은 누군가에게 자기를 맡기고 편안히 쉬고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내의 무릎에 머리를 맡기고 아내의 냄새를 맡으면서 가만히 있으면 참 행복합니다. 안심하고 귓구멍을 맡길 수 있는 무릎이 있음이 행복입니다.
그래서 귀를 다 판 다음에도 안 일어나고 죽은 척 하고 있으면, 잠시 후에 뺀찌로 변한 아내의 손이 온 몸을 막 찝어댑니다. 그러면 저는 얼른 다시 살아나서 벌떡 일어나지요.
아, 그리고 그냥 귓밥만 파 주면 좋으련만, 아내는 꼭 마지막 한마디 맨트로 가족들환상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게 만듭니다. "귀가 이런 것으로 꽉 막혀 있으니 다들 말을 안 듣지!" ⓒ최용우 201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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